사브글 79

꿈꾸는 현실

온통 푸른색으로 가득한 산과 들이 눈을 시원하게 한다. 숨막히게 코를 찌르는 풀과 나무의 냄새 날마다 산책을 하고 방금 뜯은 나물로 밥을 한다. 왜 이렇게 맛있는 걸까? 밥맛이 참 좋다. 몇 발자욱만 내딛으면 닿는 작은 개울가 동글동글한 돌들이 시냇물과 함께 소리를 낸다. 한 낮에 다녀간 오리와 닭들... 한 밤에 다녀간 살이올라 통통한 토끼들... 이런, 텃 밭은 이미 엉망진창... "내 것을 다 먹어도 어쩌리. 난 그들을 잡아 먹을 수 없으니." 이렇게 그녀는 그들을 보고 손만 훠이훠이 젓는다. "저리가라, 저리 가거라!" 춘천의 어느 작은 마을의 평화는 그녀로부터 지켜지고 있었다. 멀리 본다. 아주 먼 곳을 본다. 그 먼 곳에 그녀가 있다. 마음이 애초부터 거기에 있으므로 오늘도 그녀는 현실과 꿈사..

Dreamer 2005.05.13

그녀의 봄

그녀의 봄 춘천에서 그녀의 시골생활이 막 시작되고 있었다. 텃밭을 일구어 고추와 상추 등의 모종을 심어놓고 마음 뿌듯하게 자고 일어난 다음 날... 오리와 닭들이 모종들을 벌써 거의 다 뜯어 먹어가고 있었고, 또 간밤엔 토끼까지 다녀갔다는... 채식을 하는 그녀는 토끼와 닭들을 잡아서 먹으라는 마을 어르신들의 황당한 도움의 말을 들었을 뿐... '아, 울타리를 쳐야하는 건가?....' 그녀의 아름다운 봄은 이렇게 요상한 고민으로 시작되고 말았으니...

Dreamer 2005.05.03

탈피하고 있는 나

탈피하고 있는 나... 나의 내면에는 차가운 것과 따뜻한 것이 함께하며 수없이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물론 나는 보다 차가운 쪽에 서 있었다. 갈등, 분노, 화해를 반복하며 살아가게 되고 각자는 자신이 타고난 것과 환경적 요인의 작용으로 대개 한 쪽으로 치우친 성격으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이제는 가슴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걸 안다. 뜨거운 가슴은 아니더라도 점점 따뜻해지고 지고 있다는 것을... 학교 때 배운, 인간이 성숙으로 가는 두 가지가 있다는데... 각 발달단계에 도달하면서 저절로 알게 되는 것과 학습으로 알게되는 것이 있다고 한다. 배우자를 만나서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보게되고 그것을 통해서 배운다.

Dreamer 2005.05.01

감사합니다. 하나님 !

그 날, 그녀는 짧은 청핫팬츠를 입고 벽에 기대 서있었다. 무척 건방?진 모습으로 딴 곳을 쳐다보며 껌을 짝짝 씹고 있었다. 후배의 일을 도와주러 간 그날, 또 내 후배인 그녀는 그의 애인으로 거기 있었다. 햇쌀속에서... 그녀에 대한... 그 날 내가 본 전부지만... 묘한 호감을 주고 있었다. 그 후... 어떻게 하다보니 다시 만나게 되었고... 예상대로 그녀의 입술에서 나는 소리가 나의 귀를 자극하고 있었다.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묘한 생활언어를 쓰고 있는 그녀... 즐거운 시절이 무르 익었을때... 나는 그녀와 후배들과 함께 여행을 갔다. 12월의 말이었던가... 무슨 일로 난 괜히 그녀에게 신경질을 냈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그녀에게 차안에서 사과를 했다. 당연히 내가 잘못한 일이었기에... 그런데..

Lovely days 2004.11.23

어떤 선물

 어떤 선물 sav.. 어릴적부터 우리집 앞에 살던 동갑내기 친구가 있다. 만화를 좋아했던 나는 만화책 속의 일들을 현실로 옮겨보려고 친구들을 들쑤셔댔다. 말하는 약 만들기, 산 속에다 요새를 꾸미기, 작대기를 들고 수정캐러가기 등 그 중엔 실현 불가능한 내용임을 알면서도 내 놀이를 같이 즐겨주던 친구. 한번은 6, 7살땐가 엄마를 따라 가끔 갔었던 부라다백화점에 가자고 그 친구를 설득한 일이 있었다. 단 돈 오백원을 들고서... 백화점이 단 하나 뿐이니 우리는 쉽게 찾을 수 있을거라고... 당시에 시외버스를 타야 갈 수 있었던 먼 시내를- 지금 생각하면 너무 어렸지만 내 마음 속의 나는 내가 어리지않다고 생각했었나 보다. 하여간 그 백화점의 특징이 '긴 다리 옆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나는 확..

Lovely days 2004.10.04

멈춘 시간

마법이다 사랑은 나를 순간 화려하게 무너뜨린다 시공간은 그들만을 중심으로 새롭게 펼쳐진다 일상의 소리는 멎고 아름다운 사랑의 말들로 세상가득하다. 사람들은 미쳤다고 말하고 그들은 그것을 알지 못한다 불 붙은 대지처럼 뜨거운 꿈이었다가 푸른 하늘을 꿈꾸는 하얀 눈물이었다가 살아서 사랑이고 죽어서 전설이 되는 그런 사랑 혹 불꽃이었더라도 영원하다고 멈춘 시간...sav

Lovely days 2004.09.09

억울 하다 한들...

어젯밤 대답도 못하고 블로그도 못하면서 날을 샜다. 바보같은 글쎄님. 내가 너희들을 개별적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게 불가능한 일인가. 묻고 싶다. 감은 감맛이 있고 배는 배맛이 있고 사과는 사과맛이 있는데, 어느 날은 감을 먹고 어느 날은 배를 먹고 또 어느 날은 감도 배도 먹고... 그런데 어제... 왜 나보고 배만 먹냐구? 감은 부드럽고 달달하며 배는 물이 입안가득 시원하고 사과는 아삭하고 향기있는데 그 세월속에 내가 언제 배만 먹었겠냐. 네가 만약 사과라면 내가 좋아하는 맛을 가진 사과는 너 뿐이다.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색을 넌 가지고 있구. 사과맛은 사과를 먹을 때만 느낄수 있거든. 겉모양도 다르고 색깔도 다르고 맛도 다르다. 너와 함께 했던 지난 사진과 좋은 음악 조금 수집해 올려 놓고 널 부르..

Lovely days 2004.09.02

기억하고 싶은 것

사진을 찍어 두면 그 때 모습을 잊지않게 되어서 좋은 것 같다. 별거 아닌 줄만 알았던 외모도 점점 늙어가면서 '나 모르게' 조금씩 변화가 일어난다. 요즘은 눈이 처져서 눈을 치켜뜨지않고 그냥 뜨는데도 이마에 주름의 골을 만든다. 매우 열심히... 아우, 참~ 노통이 그래서 수술을 했나보다고 이제야 수긍하고.. 난 눈이 안떠질때까지? 히히.. 수술은 정말 무섭거든... 왠만하면 그대로 가자구! 저건 4년전 사진이니... 지금 말하고 있는 나는 그새 또 늙고 말았다. 내 안의 그들이 열심히 작업하니까... ㄲㄲ 여기는 경기도 어느 왕자의 묘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거. 여따 기록해야 하는데.. 하긴 뇌는 일찌감치 늙었다는 거.. 하하~ 기억이 사라지기 시작한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

Lovely days 2004.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