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브그림 38

나의 어머니

어머니 엄마에게서 갑자기 전화가 왔다. 73세의 어머니. 당뇨와 합병증이 있었지만 워낙 씩씩하고 작은 일에 예민하지 않고 대범한 분이라 난 아무 신경도 쓰지 않았었다. "너, 내 생일인거 잊었지? 작은 며느리한테 챙피하더라." 한번도 당신 생일을 챙기라는 말이 없었던 분이었는데.. 엄마는 평소와는 달리 좀 화가 난 것 같았다. 나는 "아, 엄마.. 미안해. 그렇지않아도 이번에 갈거야. 다음주에 꼭 갈께" 지난번에 가려다 일이 생겨 가지 못했었다. 물론 생일인지도 깜빡했었고. 그 후, 사오일 가량 지난 새벽... 6시쯤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싸비가 먼저 일어나 전화를 받았고... 무슨 일이 있는게 틀림없어 보였다. 싸비는 어머니를 좋아했다. 그녀의 눈은 이미 뜨겁게 붉어져 있었고... 내게... "어머..

Dreamer 2008.07.16

한 순간에 반하기

그러니까 오래전 22살 즈음 이맘 때 였을까... 그녀의 친구와 막 사귀기 시작할 때, 우연히 그녀의 학교에 가게 되었다. 공예관 입구 계단을 막 오르고 있을 때 그녀의 친구는 마주친 한 친구와 인사를 나누게 했다. 그녀는 나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고 지나쳐 갔다. 이것이 그녀가 기억하고 있는 나와의 첫 만남이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이 짧은 순간에 그녀는 날 알아?보았다고 한다. 지금까지 본 사람중 누구보다도 멋진 사람이었다고 한 마디로 그녀는 첫눈에 내게 반했었다고 한다. 내가 처음 보았다고 느낀 때는 달랐다. 같은 날이긴 하지만 그 날 그 작업실에는 한 열댓명이 작업하던 중이었고 난 우연히 뒤쪽에서 수줍게 소리없이 웃고 있는 그녀를 보게 되었다. 부드러운 미소에 우아하고 순수해 보이는 그녀. 아름..

Dreamer 2008.07.05

마음의 그림자, Complex

사람들은 자기가 콤플렉스(Complex)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콤플렉스가 그를 가지고 있음을 모른다 - C. G. Jung 문득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또 하나의 명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아무 생각없이 갑자기 나온 그림이다. 그런데 나는 한 눈에 알아 보았다. 이것이 나의 콤플렉스에 대한 내 마음속의 열등한 인격에 대한 표출일지도 모른다는... 그림에 대한 내 맘대로의 해석 흰 그림자는 나의 긍정적 콤플렉스인 듯하고 검은 그림자는 그야말로 나의 부정적 그림자처럼 보인다. 때때로 콤플렉스들은 융의 말처럼 불쑥 의식으로 나와 나를 괴롭히기도 한다. 다행히도 나의 검은 그림자들은 힘도 없고, 숫자도 적고 아주 소심해 보이기까지 한다. 휴..., 안심이다. ㅎㅎ 저 위의 화려한 도넛모양의 ..

Dreamer 2005.07.01

비와 눈물

빗물과 눈물은 서로 같은 거예요 하지만 태양빛 아래선 눈물을 빗물인척 속일 수는 없죠 한 겨울, 당신이 눈물 흘릴 때.. 그것이 단지 빗물인 것처럼 그런척 할 수는 없지요 그동안 내가 얼마나 많이 보아왔었나요 당신의 그 푸른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빗물과 눈물은 서로 같은 거예요 하지만 태양빛 아래선 눈물을 빗물인척 속일 수는 없죠 날 사랑으로 바라봐요. 난 대답이 필요해요 태양빛 아래에서 눈물과 빗물... 하지만 당신은 마음속에서 무지개 물결을 느끼고 있지요 눈물과 빗물은 둘 다 보여지는 것 내 마음 속엔 태양 빛이 없기 때문에... 빗물과 눈물은 결국 같은 것 하지만 태양 빛 아래에선 눈물을 빗물인척 속일 수는 없죠

Dreamer 2005.06.27

나의 그림이 된 뱀

왓슨의 실험...고전적 조건형성 왓슨은, 앨버트라는 11개월된 유아에게 희고 털이 많은 쥐를 두려워 하도록 조건형성시킨 실험을 실시하였다. 앨버트는 처음에는 흰 쥐에 대해서 아무런 공포도 느끼지 않았으나, 앨버트가 쥐를 만지려 할때마다 왓슨이 큰 징을 울렸다. 아기는 그 소리에 너무나 놀라 급기야는 쥐를 무서워하기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흰고 털이 난 다른 대상에게도 일반화된 공포를 보였다. 그래서 앨버트는 산타클로스의 수염조차도 무서워하게 되었으며 모피코트나 털목도리 등에도 공포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공포는 학습된다? 내가 살았던 작은 시골동네에는 이상하게도 뱀에 물려죽거나 물린 부분이 뚱뚱 부운 채로 병원차에 실려 가는 일이 참 많았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뱀을 유난히도 무서워했다. 아주 어렸을때..

Dreamer 2005.06.06

나는 천 개의 바람

몇개월전 아래에 있는 "어느 인디언의 시"를 읽다가 "나는 불어대는 천 개의 바람입니다"라는 부분이 마음에 와닿아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스스로에 대한 사랑과 존중, 자연의 일부로서 완전한 그대로 빛나고 또한 아름다운 존재로서의 나, 독특한 개별적인 존재로서의 나를 이 한마디로 멋지게 표현되었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그리고 싶었던 주제지만 그림의 그자도 알지못한 나로서는 표현의 한계를 느끼며... 나는 천 개의 바람 내 무덤 앞에 서지 마세요 그리고 풀도 깎지 마세요 나는 그 곳에 없답니다 나는 그곳에 잠들어 있지 않아요 나는 불어대는 천 개의 바람입니다 나는 흰 눈 위의 다이아몬드의 반짝임입니다 나는 익은 곡식 위를 내려 쪼이는 태양 빛입니다 나는 당신께서 고요한 아침에 깨어나실 때에 내리는 점잖은 가을..

Dreamer 2005.06.03

내가 가보고 싶은 곳

교육의 힘이었는지, 책에서 본 건지, 언제부턴가 나는 하늘 밖을 알게 되고... 우주에 대해 막연한 꼬리를 무는 생각들로 항상 의문이 많았다. 만일, 어느 날 내가 우주 속으로 떨어진다면... 공포와 신비, 화려한 느낌과 고독... 혹 너무 고요하진 않을까? 모르는 존재가 나를 스쳐 가거나 시간의 흔적을 우주 속에서 만나게 되지는 않을까? 과거와 미래가 공존한다는 수평적 시간을 혹 보게 되는 일은 없을까? 내 눈에 들어오는 우주의 색은 얼마나 많은 것이 있을까? 이름도 모르는 색깔이 존재하는 건 아닐까? 무슨 소리가 들릴까? 아니 소리가 있기는 한가? 어떤 별엔 기상천외한 음악이 존재해 내 귀가 황홀해지는 건 아닌지? .....??? 나의 공상은 끝이 없었다. 아직도 아무도 모르는 우주... 현재 수천K..

Dreamer 2005.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