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브글 79

기대를 버리면 모두 놀라움이 된다.

무엇이 되려고 애쓸수록 즐거움이 사라지고 노동이 되지만 오늘도 피아노가 치고 싶어서 치고 내일도 치고 싶어서 치고... 이렇게 이런 날들을 반복하게만 된다면 나는 어느 날 가장 피아노를 잘치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니 좋아서 그냥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기대를 버리면 모두 놀라움이 된다. "나는 니가 이걸 그렇게 잘 할줄은 정말 몰랐어." "생긴 거 하곤 아주 다른데! 니가 그런 사람일 줄이야. 멋져!" "너의 마음 씀씀이에 감탄했어" "그냥 한 말인데... 아무도 모르게 신경써 주다니. 고마워" "선물? 와, 생각도 못했는데... 너무 기뻐!" "그 애가 나를 그렇게 생각해주다니... 생각도 못한 일이야!" "왠일이야? 날 이곳으로 부르고... 사실 나 감동 받았어." ....

Dreamer 2008.09.29

완벽한 자유

등장인물 유형타입 - 로미(INFP) 엘리(ISTJ) 노라(INTP) 놀리(ENTP) sav 로미는 어느 날 엘리와 여행을 가려한다며 텐트를 빌리려 놀리네 집에 찾아왔다. 놀리는 그를 보자마자 "야, 오랜만이다. 로미! 그런데 너 그 사이에 새로운 여자를 만났다면서?"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노라와 함께 살았었다. 둘은 서로 사랑했지만... 안타깝게도 헤어졌고, 그동안의 이런저런 실갱이를 하다가 어떻게 정리하게 되었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그는 이제 엘리라는 새로운 여자를 만난 것이다. 한동안 침울했던 표정이 좀 밝아져 있었고 새 삶이 시작되는 생기가 얼굴에 가득했다. 엘리에 대해 놀리가 궁금해하자 그는 "형, 엘리는 직업 군인예요. 충청도에 있는 미군부대의 장교죠. 우연히 클럽에서 만났어요. 그녀 때문에..

Hide & Seek 2008.09.25

방배동 거리, 비가 온다

벌써 10년을 넘나드는 시간이 흘렀다. 기억에... 그 때 방배동은 동네사람들의 소박한 마음과 더불어 함 께 정겹게 살아갈 수 있었던 서울 가장자리의 변두리 도심이었다. 물론 그 당시도 서래마을쪽은 아주 다 르지만... 수퍼아주머니, 비디오가게 주인 여자, 유리가게 아저씨, 옆집 철물점 아저씨... 그때 이 철물점 아저씨가 통장이었는데 동사무소 개관기념 노래자랑에 제발 나와 달라고 싸비에게 통사정을 하는 것이 었다. 싸비는 거절을 못해서 결국 나가게 되었었는데, 그렇게 결정하자마자 노래가사를 거의 못 외었던 싸비는 근처 노래방에 가서 한 30분 가량 김원준의 언제나를 연습했었던 기억이 난다. 난 싸비가 떨까봐 따라가지도 못하고 집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다만 우황청심환을 먹여서 보냈다. 잘해!라는 말과 함께..

Lovely days 2008.09.11

사라진 아버지

등장인물 : 아빠-띵킹(T), 엄마-삘링(F), 아들-민규 글 sav 삘링과 띵킹은 아이를 데리고 동물원에 구경을 갔다. 마침 휴일이었기에 사람들은 북적이고, 그들은 모처럼의 나들이를 맘껏 즐기고 있었다. 민규는 여태 책으로만 봤던 기린도 보고 원숭이도 보며 동화책 속에 푹 빠진듯 신기한 표정으로 때로는 탄성를 지르며 쳐다보았고 어느새 그들은 맹수관 앞에까지 오게 되었다. 호랑이의 어슬렁 거리는 몸짓에 민규는 이제 탄성을 넘어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야, 호랑아! 어흥~!" 아이는 호랑이의 매력에 푹 빠졌는지 다음칸으로 가지않고 그곳에서 계속 머물며 호랑이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그런 아이를 보고 흐믓하게 웃고 있던 삘링과 띵킹은 언젠가 결혼전 둘이서 동물원에 왔었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그때처럼 잠..

Hide & Seek 2008.09.09

아름다운 세상에 살고 싶다

인생이 슬픈 이유는 삶이 저마다 고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삶이 유달리 고되다 느껴지는 이유는 그 고개가 남과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때로 生을 死로 바꾸고 싶은 때는 넘어야 할 고개가 끝도 없어 보일 때이다. 그래도 가장 슬픈 인생은 그 고개를 다 넘고도 살아갈 이유를 하나도 찾지 못한 인생이다. 태어난 의미를 알아야 하고 살아가야 할 이유를 생각하며 내일을 생각한다는 것은 어쩌면 벗을 수 없는 짐을 지고 그치지않는 고개를 끝없이 오르는 것과 같다. 또한 그것은 제대로 난 빛나는 하나의 길을 찾기 위해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일생을 제자리에서 보내는 악몽으로 황혼의 막바지에서 깨울지 모른다. 고개를 넘을 그 때는 그저 힘에 겨웠었는데 지나온 고개를 다시보면 생각보다 아름다운 고개였었다고 우리는 종..

Dreamer 2008.09.05

어디서 난 거야?

등장인물 유형타입 - 노라(ENTP) 로미(ENFJ) 줄리(INFP) 놀리(ENTP) sav 노라가 어느 날 훤칠한 애인을 데리고 놀러왔다. 그녀의 애인은 로미라고 했다. 키도 컸지만 잘 어울리는 귀걸이까지 한 핸섬하고 멋있는 청년이었다. 몇마디 인사를 나누고... 놀리와 줄리는 얼마전 다녀왔다는 그들의 여행이 즐거웠는지 물어봐 주었다. 그들의 얘기로는... 직장 일로 제주도에 그가 먼저 내려가 있었는데, 그 참에 그녀는 그에게서 환상의 섬으로 초대를 받은 것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즐겁게 놀다가 그만 마지막 날에 그 멋진 여행을 망쳤다는 것이다. 노라는 그 일에 대해서 갑자기 말하기 시작했다. "글쎄요, 제가 제주도에 간 첫날이었어요. 반가운 오빠의 마중을 받고, 전 너무나 즐거워서 들떠있었어요. 오랜만..

Hide & Seek 2008.08.31

눈 먼 열정

우연히... 어떤 길로 들어서 꿈에 그리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함께 그 길을 따라 손잡고 걷다보면 어느덧 새로운 갈림길을 만나게 되고 둘은 어느 길로 갈지 시간을 염두에 두며 결정해야 한다. 팔랑팔랑 따라가는 길도 있고, 서로 동의하에 가는 길도 있고 그냥 끌려가는 길도 있겠지. 우리는 앞서 살아간 사람들의 흔적에서 세가지 길 모두 안전하지 못했다는 걸 알고있다. 춤추며 따라간 그녀도 끝내 살아내지 못하고, 서로의 인정속에 내려진 결정을 따랐음에도 끝내 손을 놓아버리는 그도 있고, 원치않는 길을 걸었음에도 끝내 자신의 삶은 행복하였다고 결론내며 살아내는 자도 있다. 사랑을 사랑 그대로 유지하는 길은 어디에 있을까? 객관식 문제처럼 고를 수 있는 이미 나 있는 그런 길에서는.. 아니다. 길이 없..

Dreamer 2008.08.28

이십대의 얼굴

옛날 엠티가던 시절, 별만 총총해서 더 시려운 겨울 밤에 시골 집에 모여 앉아 통기타에 노래도 부르고 오직 낭만으로만 살던 철없던 날들이 떠오른다. 그 시절.. 어떤 날, 손이 꼽아서 감각도 없을만큼 추운 겨울 날이었는데 왠 고집이었는지 후배들 한테 좋은 길 놔두고 계곡으로 가자고해서 신발과 발을 모두 적셔버리게 하고 중간에 들린 월정사의 담벼락에 붙어 (마치 전깃줄에 나란한 참새들 모양으로 쪼그리고 앉아있었던) 그렇게 따스한 햇빛에 몸을 녹이고 있었던 그 날이 그냥 생각난다. 그 때 니들은 추위에 떨게한 원흉인 나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그래도 빙그레 웃었었지. 그 날 저녁 오대산장에서 내가 일찍이 선배에게 배운 김치찌게를 선보였는데 "너무 맛있어요. 선배"하면서 뚝딱 각자 세그릇을 해치우고 뜨거운..

Lovely days 2008.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