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브글 79

그 해 12월 마지막 날, 기억나니...

 정말 이상한 여행이었지... 아마 서쪽바다 아무데나 가기로 하고 전북 부안에 거의 도착해서 길을 헤멜듯하다 변산반도 가는 길을 겨우 찾았을때 갑자기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했지. 너희들의 재밌는 이야기에 귀기울이던 난 낯선 시골길 낮은 언덕아래 이미 사고나 서있던 차를 너무 늦게 알아챘고.. 거리는 좀 있었지만 브레이크를 밟자마자 살짝 미끄려지듯 1톤 트럭밑으로 내 카렝이의 은빛 깔끔한 얼굴이 천천히 빨려 들어갔었지. 우린 모두 아무 충격도 없었지만 차는 순간 흉직한 모습이 되었고, 현장은 갑자기 큰 일이라도 난 것처럼 곧바로 싸이렌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났어. 난 은근히 긴장했고... 끝내 함박눈 내리는 그해 마지막 날 경찰서에서 사건 조서를 쓰고 머슥한 웃음을 지으며... 결국 가까운 정비공장에 차를 ..

나들이 2008.08.25

참 이쁜 운동화

운동화 끈에 꽃이 피었네! 평화롭고 왠지 행복해 꽃들이 제 살을 엮어서 묶어주네 아냐, 얘들아 묶을 필요 없어 그대로 신고 싶어 나는 걸을 때마다 바람을 일으키고 너희들은 그것에 살랑살랑 춤을 추고 정말 좋지 하지만 너무 신경을 쓰고 걸었더니 피곤해 피곤한 것도 사랑이야? 응. 피곤한 것도 사랑이야 사랑 땜에 피곤한 걸 또 잊게 되잖아 그래. 사랑... 정말 사랑이야 참 이쁜 운동화...sav 그림...eliteart

Lovely days 2008.08.21

마당에 확 던졌어야지!

등장인물 - 펄만(ISTP), 에피(ISTJ), 놀리(ENTP) sav 에피와 펄만.. 그리고 막내인 놀리, 그들은 어머니 제사에서 다시 만났다. 맏이인 펄만은 워낙 내성적이어서 평상시 말을 꺼내기를 어려워한다. 그래서 그는 좀 더 대화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술을 마시자고 제안했고 그들은 작은 술상 앞에 가까이 모여 앉았다. 그리고 펄만은 수줍은 미소를 보일듯말듯 입가에 담은채 천천히 잔에 술을 따랐다. 외향적인 막내 놀리는 평상시 개미와 배짱이처럼 생각과 행동양식이 전혀 다른 내성적인 두 형들 사이에서 화목한 분위기를 만들기위한 조율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그들사이에서 그는 마치 TV의 사회자와 같았다. 게다가 이 날은 최근 생활이 어려워져 실의에 빠져있는 둘째형 에피가 안스러워 그의 잘나가던 학창시절..

Hide & Seek 2008.08.14

생각

너처럼 살아진다는 말이 있다. 네 모습이 어떤 모습이냐에 따라, 또한 좋고 나쁘건 간에 끊임없이 너는 나를 키우고, 나도 너를 키운다. 너는 잠들지 않는 나 그리고 낡음과 새로움의 기로에 서서 언제나 망설이는 소년 네가 망설임을 멈추고 행로를 따라 움직일 때 비로소 너는 잠들고 나는 다시 살아내기 시작한다. 네가 고통을 기꺼이 치뤄낼 때마다 소년은 자라서 청년이 되고 만가지 낡음은 한가지 지혜를 달아 비상하고 새로움은 다시 사라져... 거듭나고 어제보단 밝기를, 아침바다에서 날마다 수평 위로 떠오르는 해처럼. 어디에 있건 마음 밖으로 나가지 못하면 너는 곰팡이 가득 핀 창고일뿐. 날마다 화려한 외출을 하는 너를 나는 기대하고 상상한다. 너는 미래를 사는 나의 예언자, 창고를 박차고 새처럼 높이 비상하라...

Dreamer 2008.08.11

리미트 사랑

그립다고 말할수록, 그리움이 사라질지 모른다. 사이를 좁히려 할수록 멀어질지 모른다. 사랑에 꿈을 갖지 말아야 한다. 항상 구름 위를 걷지 않도록... 오르면 내리고 내리면 오르고 복잡한 방정식처럼 난해한 감정을 헤아려 눈물과 웃음을 변수로 써야한다. 만나면 말에 빼기, 침묵에 곱하기.. 사랑은 자신의 숫자로 나눈다. 그리고 시작부터 리미트분에 리미트를... 만나면 말에 곱하기, 침묵에 빼기.. 사랑은 0으로 나눈다. 가능한 한 자신을 리미트로 두는 분모가 된다. 리미트 사랑... sav

Lovely days 2008.08.10

그래도 난 싫어요

영화 AI에서 T와 F를 본다. 과학문명이 발전하면서 하비박사는 감정을 가질 수 있는 로봇을 만들어내게 되고 마침내 데이빗이라는 어린아이 로봇을 탄생시킨다. 이 때 불치병에 걸려 치료약이 개발될 때까지 냉동된 상태에 있는 친아들 마틴을 둔 스윈튼 부부는 오랜 망설임 끝에 입양을 결심하게 되는데... 남편은 아들때문에 실의에 빠진 아내를 위하여 아들과 비슷한 나이와 모습을 가진 어린아이 로봇을 입양하자는 의견을 내고, 이 때 아내는 "로봇 아이는 로봇일 뿐이예요." "어떻게 기계가 내 아들을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난 싫어요."라며 끔찍하다면서 반대한다. 하지만 남편은 그녀를 계속 설득하는데... "로봇이라도 감정을 가지고 있는 진짜 사람과 다름이 없다는군. 그래서 우리가 데려와서 잘 키우면 당신도 ..

Hide & Seek 2008.08.07

Sea...again

하늘에선 별로 바다에선 물고기로 살아 하늘과 바다 그 곳은 꿈과 이상이 노니는 또하나의 세상 오늘, 나의 하루는 하늘과 바다로 추방당하고 그곳에서 나는 내내 자유롭고 그대로 나로 살아 하늘의 별과 바닷 속 물고기는 애초부터 나였고 나이다. 땅위에 발을 딛고 서있는 나는 내가 아니다. 물고기의 형상으로, 별의 형상으로 내가 나로 돌아오고 다시 나로 돌아가는 꿈 하늘에선 별로 바다에선 물고기로... sea again... sav

Dreamer 2008.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