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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먼 열정

우연히... 어떤 길로 들어서 꿈에 그리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함께 그 길을 따라 손잡고 걷다보면 어느덧 새로운 갈림길을 만나게 되고 둘은 어느 길로 갈지 시간을 염두에 두며 결정해야 한다. 팔랑팔랑 따라가는 길도 있고, 서로 동의하에 가는 길도 있고 그냥 끌려가는 길도 있겠지. 우리는 앞서 살아간 사람들의 흔적에서 세가지 길 모두 안전하지 못했다는 걸 알고있다. 춤추며 따라간 그녀도 끝내 살아내지 못하고, 서로의 인정속에 내려진 결정을 따랐음에도 끝내 손을 놓아버리는 그도 있고, 원치않는 길을 걸었음에도 끝내 자신의 삶은 행복하였다고 결론내며 살아내는 자도 있다. 사랑을 사랑 그대로 유지하는 길은 어디에 있을까? 객관식 문제처럼 고를 수 있는 이미 나 있는 그런 길에서는.. 아니다. 길이 없..

Dreamer 2008.08.28

이십대의 얼굴

옛날 엠티가던 시절, 별만 총총해서 더 시려운 겨울 밤에 시골 집에 모여 앉아 통기타에 노래도 부르고 오직 낭만으로만 살던 철없던 날들이 떠오른다. 그 시절.. 어떤 날, 손이 꼽아서 감각도 없을만큼 추운 겨울 날이었는데 왠 고집이었는지 후배들 한테 좋은 길 놔두고 계곡으로 가자고해서 신발과 발을 모두 적셔버리게 하고 중간에 들린 월정사의 담벼락에 붙어 (마치 전깃줄에 나란한 참새들 모양으로 쪼그리고 앉아있었던) 그렇게 따스한 햇빛에 몸을 녹이고 있었던 그 날이 그냥 생각난다. 그 때 니들은 추위에 떨게한 원흉인 나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그래도 빙그레 웃었었지. 그 날 저녁 오대산장에서 내가 일찍이 선배에게 배운 김치찌게를 선보였는데 "너무 맛있어요. 선배"하면서 뚝딱 각자 세그릇을 해치우고 뜨거운..

Lovely days 2008.08.28

호박죽 드세요

사브, 싸비 호박죽 드세요 매일 오는 것이 아닙니다. 있을때 드십시요 참 지난번에 미역국 한그릇만 가져 왔다고 지청구 들었는데 오늘은 다 이유가 있답니다. 스픈을 얼른 가져오세요 자 우선 싸비가 수저를 들고 한 숟갈 떠서 사브 주세요 그 다음에 사브님이 수저를 들어 한숟갈 떠서 싸비에게 ㅎㅎㅎㅎ 맛이 그럴듯 하죠? 제가 마음을 넣어서 함께 잘 끓였거든요... 한주일의 시작입니다 좋은 시간의 걸음이 되시기를,,,,, ...평가교슈 평가교슈님이 야후에 보내주신걸 요리(tistory)로 모셔옴

행복한 상자 2008.08.26

미노스(Minoes, 2001 네덜란드)

블랙북에서 본 캐리스 밴 허슨이 나오는 영화. 물론 블랙북에서가 훨씬 더 매력적이지만... 얼핏 동화 같아서 어른이 보기엔 좀 유치하지 않을까도 생각했지만 의외로 재미있게 봤다. 줄거리는 볼 사람을 위해 생략하고... 지붕위에서의 미노스와 고양이들과의 대화, 또 자주 나오는 창문을 통해 미노스가 넘나드는 장면이 낭만적으로 기억에 남으며 함께 사는 인간과의 사이에서 고양이들의 귀로 듣는 그들 나름의 세계도 흥미롭게 느껴졌다. 네덜란드 영화이며 2001년 개봉, 나에겐 고양이가 귀엽다는 생각을 심어준 영화이다...sav 흘러나오는 음악은 영화의 끝부분에서 나오는 음악이다.

빨간버스 2008.08.25

그 해 12월 마지막 날, 기억나니...

 정말 이상한 여행이었지... 아마 서쪽바다 아무데나 가기로 하고 전북 부안에 거의 도착해서 길을 헤멜듯하다 변산반도 가는 길을 겨우 찾았을때 갑자기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했지. 너희들의 재밌는 이야기에 귀기울이던 난 낯선 시골길 낮은 언덕아래 이미 사고나 서있던 차를 너무 늦게 알아챘고.. 거리는 좀 있었지만 브레이크를 밟자마자 살짝 미끄려지듯 1톤 트럭밑으로 내 카렝이의 은빛 깔끔한 얼굴이 천천히 빨려 들어갔었지. 우린 모두 아무 충격도 없었지만 차는 순간 흉직한 모습이 되었고, 현장은 갑자기 큰 일이라도 난 것처럼 곧바로 싸이렌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났어. 난 은근히 긴장했고... 끝내 함박눈 내리는 그해 마지막 날 경찰서에서 사건 조서를 쓰고 머슥한 웃음을 지으며... 결국 가까운 정비공장에 차를 ..

나들이 2008.08.25

상상마당극장

대전에서 작은집 조카가 혼자서 서울 나들이를 왔다. 이제 고2가 되었는데 처음 내가 보았을 땐 3살짜리 발음도 정확하지 않았던 아주 작고 귀여운 어린아이 였는데 지금은 제법 청년같은 모습이다. 시간이 갈수록 아빠의 얼굴이 더 많이 묻어난다. 기특하게도 학년이 올라갈 수록 성적이 좋아진다고 했다. 예전의 내 모습을 보는 것처럼 무척 말수가 적었다. 방학이라 모처럼 서울에 온다니 무엇을 보여줄지 고민이 많아졌다. 젊은이들이 많이 가는 거리를 보여주는 것이 어떨지 생각해 보았다. 멀지 않은 시일내에 어쩌면 서울로 유학을 올지도 모르는 조카에게 의미있는 시간이 되어야할텐데... 마침 지난번에 같이 일했던 예쁘고 마음 좋은 J가 생각나서 전화를 했다. 지난번 그녀는 홍대앞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꼭 한..

Lovely days 2008.08.21

참 이쁜 운동화

운동화 끈에 꽃이 피었네! 평화롭고 왠지 행복해 꽃들이 제 살을 엮어서 묶어주네 아냐, 얘들아 묶을 필요 없어 그대로 신고 싶어 나는 걸을 때마다 바람을 일으키고 너희들은 그것에 살랑살랑 춤을 추고 정말 좋지 하지만 너무 신경을 쓰고 걸었더니 피곤해 피곤한 것도 사랑이야? 응. 피곤한 것도 사랑이야 사랑 땜에 피곤한 걸 또 잊게 되잖아 그래. 사랑... 정말 사랑이야 참 이쁜 운동화...sav 그림...eliteart

Lovely days 2008.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