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서는 물비린내가 난다. 어느 날 저녁을 먹으며 엄마에게 물었다. |
엄마는 내게 이만큼의 거리를 둔다. 그 거리가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엄마는 내 손을 잡을 때 나를 안을 때 따뜻함을 주기 때문이다. 엄마가 주는 거리가 나를 불안하게 하지만 그건 엄마가 인어이기 때문일 것이다. 물고기 꼬리를 힘겹게 감추고 있는 엄마. 아니, 엄마에게도 보이지 않은 물고기 꼬리가 불편하기 때문에 엄마는 자주 슬픈표정을 짓는지도 모른다. 엄마가 인어인 줄 알게되면 엄마가 훨씬 편해질텐데. 그러면 엄마는 바다로 돌아가버릴까? 나를 버리고?
사람은 돌아 가야할 곳이 있다고 편한 자리가 있다고 엄마가 그랬다. 엄마가 물고기 꼬리를 알아챘을 때가 올까? 엄마가 그 땐 어떤 표정을 지을까? 난 내가 알고 있는것을 엄마가 모른다는것이 이상하지만 엄마에게 말해주고 싶지는 않다. 엄마는 내 곁에 있어야 하는거니까. 그게 엄마자리니까. 하지만, 난 엄마의 습기를 느끼는것이 불편하다. 습기 찬 엄마의 등은 너무 슬퍼보이니까.
엄마가 깊은 바다에 사는 인어라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것이다. 엄마에게도. 당분간은. 절대로. 절대로. 시간이 흘러 내맘이 변할지는 나도 모르겠다. 내가 엄마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때가 올런지도. 참 복잡한 일이다.
근데 나한테는 무슨 냄새가 날까?
글...산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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