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동, 풀과 작은 들꽃들이 듬성듬성 나 있는 한적한 철길을 따라 서쪽으로 한 20분정도 걸어서 북가좌동의 좀 오래된 연립주택 마당에 들어섰다. 사실 어제도 왔었던 곳이다. 잠시 고개를 들어 두리번대며 어제 본 집 모습을 기억해 다시 한번 확인하고, 천천히 계단을 올라가 2층 문 앞에서 또 잠시 서성였다. 저녁 때라고도 할 수 있으니, 너무 정확한 시간에 방문하는 것보다 약 몇 분후가 더 좋겠지라는 생각에 약속된 시간보다 조금 지난 저녁 7시 5분에 초인종을 눌렀다. 어? 그런데 안에서 아무 소리가 나지 않는다. 이상하다. 분명 오늘 이시간에 온다고 했는데... 중간마다 잠시 텀을 두며 조심스럽게 초인종을 세번이나 눌렀다. 아무리 귀를 기울여도 인기척이 없었다. 문득 아무도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