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35

땅과의 인연

볼수록 연인을 만난 것처럼 설렘을 주는, 어느 날 그런 땅에 우리가 서있었다. 바로 2014년 11월 30일. 옆으로 아름다운 물이 흐르고, 사시사철 해가 드는 넓은 땅에는 이미 감나무가 살고 있으며 호두나무와 배나무도 일부 자라고 있었다. 그때 그 순간이 바로 내가 농부가 되는 순간이었을 줄이야! 1월 초순 다시 방문했을 때 눈으로 덮힌 땅(높은 쪽이 우리 땅이다) 작은 개울을 건너 문 두 개의 컨테이너가 놓여있었다. 언제가 될 지 알 수 없지만, 우리가 집짓기 전까지 살아야 할 컨테이너. 왼쪽 문은 열쇠가 부러져 박혀 있으므로 열 수 없었고 오른쪽 문을 어렵게 열어 방안을 볼 수 있었다. 다행히도 깨끗한 편이었다. 전기는 이미 연결되어 있었으나 난방이나 수도는 되어있지 않았다. 실내의 온도는 2도였다..

나들이 2015.01.22

새로운 시간이 온다

오늘이 2010년 마지막 날이군요. 어디 다녀온 데도 없다보니 블로그를 좀 쉬어가며 하게 됩니다. ...님, 답글을 여기에 씁니다. 네에? ~ 아마 현실에선 모두 바보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니까 바보란 거죠. ㅎㅎ 어떤 의미나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특히 요즘에는 이해받지 못하는 세상이 된 것 같아요. Eliteart님 생각, 거리를 걷다가도 어떤 생각 중에도... 하죠. 여유롭지 않아서, 사는 일에 치어서 ... 좀 그렇게 되었어요. 나이가 든다는 것은 정말 예전을 생각하면 충격이리만큼 생활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 같습니다. 모험을 피하고 안정을 추구하고 혼자있는 시간을 즐기고 또 희망과 자신을 갖기에는 예전보다 기운이 점점 작아지는 것을 느껴요. 그렇죠. 경제력이 충분치 않아서 이 모든 여유를 느끼기..

나들이 2010.12.31

성산대교

정말 오랜만이죠. 여전히 쉼없이 세월은 가고, 바쁜 마음은 그동안 여유를 부릴 겨를이 없었습니다. 별일은 아니구요, 솔직히 말하면 본 일이외의 과외일로 중학생 과학과 정보과목을 가르치게 되어서 제가 갑자기 바빠지게 되었습니다. 성격상 완전히 이해해야만 가르칠 수 있다보니 지나치게 광범위한 공부를 저도 모르게 하고 있네요. 온종일 공부만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나이에 좀 웃기죠? ...훗. 제가 공부하는 것을 이렇게 좋아하는 지, 나이들면서 감은 왔었지만 이런 것에 스스로 깜짝 놀라요. 벌써 추석이 지났습니다. 추석날, 돌아오면서... 가던 날 퍼붓던 그때의 비 생각에 강변을 쳐다보았어요. 이미 날은 개고 있었지만 폭탄처럼 내리던 비의 흔적이 성산대교 아래로 여전히 그득히 남겨져 있었습니다. ...

나들이 2010.09.24

대승사 & 도솔천

지난 초파일 날 싸비와 나는 서둘러 장흥에 있는 대승사로 향했다. 언젠가 누군가에게서, 그 사찰의 밥이 깔끔하고 아주 맛있다는 어느 아주머니의 말씀 때문이었다. 공양 시간에 늦을까 좀 걱정하며 아침부터 괜스레 바쁘게 움직였다. 사실 초파일에 절에 가보긴 처음 이었다. 역시나 많은 인파로 간신히 주차를 하고 절 안으로 들어서니 안과 밖, 곳곳에 길게 늘어선 줄이 벌써 세갈래 였다. 워낙 사람이 많이 오는 날이라 세 군데서 배식하고 있었다. 나무색과 햇빛이 좋은 5월이라 마치 초등학교 운동회 같았던 그날은, 모두가 함께 숲에서 '밥 먹는 날'처럼 느껴졌다. 클릭!! 우와! 나물 반찬이 7가지나... 요즘 말로 하면 '완전 짱~!' 부페식으로 각자 알아서 먹을만큼 접시에 담아 새빨간 고추장에 비벼서 먹는 진짜..

나들이 2010.06.19

수덕사로 떠나는 마음

어디로 갈까?... 뭔가 또 일이 시작되기 전에 우린 어딘가에 다녀오고 싶었다. 멀지도 않고 안 가본 곳을.. 수덕사, 서해안고속도로의 해미I.C에서 조금만 가면 있다고 지도상에 나와 있었다. 주차하자마자 절입구부터 다른 절과는 매우 달리 큰 산채음식점들과 한약재료상 그리고 기념품매점들이 길따라 쭉 늘어서 있는 모습... 그동안 너무 작은 사찰만 다녀서 그런걸까 내 눈에 살짝 화려해 보였다. 그 안에 아주아주 오래된 대단한 문화재라도 있을 듯하고... 그렇지 참, 수덕사란 노래도 있지. 아 또 생각이...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 수덕사에는 아마 여승들만 있다지. 정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좀 전에 수덕사미술관앞을 지날 때 였는데 지나가던 젊은 두 여승이 빠다에게 친근감어린 손짓과 말을 걸어왔고 빠다는 다른..

나들이 2010.04.28

파주에 있는 보광사

얼마전 춥지않았을때 다녀온 파주의 큰절 보광사 대학시절 어느 날인가, 서로 많은 대화를 주고받진 않았었지만 딱한번이었던가.. 노래방에서 독특한 매력이 있는 목소리 뿐만아니라 소문대로 가창력까지도 겸비한 그녀의 노래를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당시 마음에 다가온 느낌 때문에 이후로도 다시한번 듣고싶은 마음을 버릴 수 없게 되어서인지 종종 그녀가 어떻게 사는지, 무얼하는지 나혼자 궁금해하곤 했었다. 이날은 후배인 그녀도 좀 볼겸.. 살고있다는 근처의 절을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보광사라는 절을 찾아냈다. 생각보다 넓은 면적으로 언듯 뒷동산에 올라앉아 있는 듯한 모습이다. 또 오랜시간 낡아진 나무로 된 건축물도 하나 있었는데... 바라보고 있자니 바래진 시간의 흔적을 그림처럼 보게되어 그 시간의 편안함이 너무 따스..

나들이 2010.02.02

예술의 전당, 송년음악회에 다녀오다...

예술의 전당 음악당 주차장으로 가는 옆길 지난 며칠전... 아끼는 동생 J에게서 "요즘 문화생활하신지 오래 되셨을텐데... 다음주 화요일에 시간되시면 오시겠어요? K씨가 그 무대에서 이번에 합창을 해요." ...이렇게 음악회에 초대를 받고 평소 치장할 일도 없는 우린, 오랜만에 바쁘게 서로 거울을 본다. 싸비는 하루전부터 뭘 입어야 하지? 고민하며 이것저것 입어보고 신어보고... '마침 근처인 방배동에도 들러 먼저 머리를 깎고 가면 좋겠군. 아참, 음악회엔 보통 정장을 입는 거라지?'하며 나는 언제나 같은 은빛 양복을 차려입었다. 음악당 무대 모습...양쪽에 싸비와 J를 방패삼아 박수칠때 신속히 몰래 한장 찍고... 사실 무슨 음악회인지도 모르고 갔는데... 바로 송년음악회였다. 주로 차이코프스키의 백조..

나들이 2009.12.05

삼천사

무언가 일이 생기고 해야할 일들이 손에 잡히지 않을 때, 마음이 먼저 머물고 싶어하는 곳이 어딜까... 어디론가 떠나야 한다는 생각. 높아서 푸른 산을 병풍으로 두르고 평화로와서 세상 따스한 햇빛을 고이 간직한 채, 심연처럼 고요함에 자신의 소리를 듣게 해주는 어쩌면 지금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절이 떠오른다. 잠을 설치고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커피보온병만 들고 지난 밤 봐두었던 삼각산의 삼천사를 향해 떠났다. 오늘은 절에서 꼭 밥을 먹고 오리라... 그저 그냥... 벌써 눈앞에 아름다운 산이 보인다. 오랜만에 좋은 공기속에 빠다도 외출시켜주고 싶었는데...국립공원에는 애완견 입장금지라니 별수없이 빠다도 차에 두고 우리둘이서만 절을 향해 간다. 날씨가 생각보다 좋았다. 산에 가을 하늘이 담겨있고 아..

나들이 2009.11.13

백리포해변을 따라...

한동안 웬 변화가 많았는지 올 여름엔 도통 쉬지를 못했습니다. 그러던중 모처럼 추석을 앞두고 마음에 두었던 서해로 참 오랜만에 달려갔죠. 여태 가보지 못한 이름없는 해변으로 가자며 우린 차에 올랐습니다. 커피와 옥수수, 김범벅인 주먹밥을 싸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새로운 여행을 다시 시작했죠. 그동안 피곤했던 기분이 그 순간 즐거움으로 변하고, 오디오에서 나오는 아는 노래도 따라 부르며 소풍나온 아이들 같은 아무 생각없는 마음이 마냥 가볍고 좋았습니다. 우린 서해안 백리포로 가는 중이었습니다. 아주 작은 해변이었습니다. 해변 한쪽은 자갈이 나머진 모래로 덮여있었고 한가운데엔 이런 암석이 놓여있어 다행히 심심치는 않았답니다. 암석의 형상이 볼수록 재미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싸비에게 ...님이 소식없어..

나들이 2009.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