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49

수덕사로 떠나는 마음

어디로 갈까?... 뭔가 또 일이 시작되기 전에 우린 어딘가에 다녀오고 싶었다. 멀지도 않고 안 가본 곳을.. 수덕사, 서해안고속도로의 해미I.C에서 조금만 가면 있다고 지도상에 나와 있었다. 주차하자마자 절입구부터 다른 절과는 매우 달리 큰 산채음식점들과 한약재료상 그리고 기념품매점들이 길따라 쭉 늘어서 있는 모습... 그동안 너무 작은 사찰만 다녀서 그런걸까 내 눈에 살짝 화려해 보였다. 그 안에 아주아주 오래된 대단한 문화재라도 있을 듯하고... 그렇지 참, 수덕사란 노래도 있지. 아 또 생각이...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 수덕사에는 아마 여승들만 있다지. 정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좀 전에 수덕사미술관앞을 지날 때 였는데 지나가던 젊은 두 여승이 빠다에게 친근감어린 손짓과 말을 걸어왔고 빠다는 다른..

나들이 2010.04.28

파주에 있는 보광사

얼마전 춥지않았을때 다녀온 파주의 큰절 보광사 대학시절 어느 날인가, 서로 많은 대화를 주고받진 않았었지만 딱한번이었던가.. 노래방에서 독특한 매력이 있는 목소리 뿐만아니라 소문대로 가창력까지도 겸비한 그녀의 노래를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당시 마음에 다가온 느낌 때문에 이후로도 다시한번 듣고싶은 마음을 버릴 수 없게 되어서인지 종종 그녀가 어떻게 사는지, 무얼하는지 나혼자 궁금해하곤 했었다. 이날은 후배인 그녀도 좀 볼겸.. 살고있다는 근처의 절을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보광사라는 절을 찾아냈다. 생각보다 넓은 면적으로 언듯 뒷동산에 올라앉아 있는 듯한 모습이다. 또 오랜시간 낡아진 나무로 된 건축물도 하나 있었는데... 바라보고 있자니 바래진 시간의 흔적을 그림처럼 보게되어 그 시간의 편안함이 너무 따스..

나들이 2010.02.02

예술의 전당, 송년음악회에 다녀오다...

예술의 전당 음악당 주차장으로 가는 옆길 지난 며칠전... 아끼는 동생 J에게서 "요즘 문화생활하신지 오래 되셨을텐데... 다음주 화요일에 시간되시면 오시겠어요? K씨가 그 무대에서 이번에 합창을 해요." ...이렇게 음악회에 초대를 받고 평소 치장할 일도 없는 우린, 오랜만에 바쁘게 서로 거울을 본다. 싸비는 하루전부터 뭘 입어야 하지? 고민하며 이것저것 입어보고 신어보고... '마침 근처인 방배동에도 들러 먼저 머리를 깎고 가면 좋겠군. 아참, 음악회엔 보통 정장을 입는 거라지?'하며 나는 언제나 같은 은빛 양복을 차려입었다. 음악당 무대 모습...양쪽에 싸비와 J를 방패삼아 박수칠때 신속히 몰래 한장 찍고... 사실 무슨 음악회인지도 모르고 갔는데... 바로 송년음악회였다. 주로 차이코프스키의 백조..

나들이 2009.12.05

삼천사

무언가 일이 생기고 해야할 일들이 손에 잡히지 않을 때, 마음이 먼저 머물고 싶어하는 곳이 어딜까... 어디론가 떠나야 한다는 생각. 높아서 푸른 산을 병풍으로 두르고 평화로와서 세상 따스한 햇빛을 고이 간직한 채, 심연처럼 고요함에 자신의 소리를 듣게 해주는 어쩌면 지금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절이 떠오른다. 잠을 설치고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커피보온병만 들고 지난 밤 봐두었던 삼각산의 삼천사를 향해 떠났다. 오늘은 절에서 꼭 밥을 먹고 오리라... 그저 그냥... 벌써 눈앞에 아름다운 산이 보인다. 오랜만에 좋은 공기속에 빠다도 외출시켜주고 싶었는데...국립공원에는 애완견 입장금지라니 별수없이 빠다도 차에 두고 우리둘이서만 절을 향해 간다. 날씨가 생각보다 좋았다. 산에 가을 하늘이 담겨있고 아..

나들이 2009.11.13

백리포해변을 따라...

한동안 웬 변화가 많았는지 올 여름엔 도통 쉬지를 못했습니다. 그러던중 모처럼 추석을 앞두고 마음에 두었던 서해로 참 오랜만에 달려갔죠. 여태 가보지 못한 이름없는 해변으로 가자며 우린 차에 올랐습니다. 커피와 옥수수, 김범벅인 주먹밥을 싸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새로운 여행을 다시 시작했죠. 그동안 피곤했던 기분이 그 순간 즐거움으로 변하고, 오디오에서 나오는 아는 노래도 따라 부르며 소풍나온 아이들 같은 아무 생각없는 마음이 마냥 가볍고 좋았습니다. 우린 서해안 백리포로 가는 중이었습니다. 아주 작은 해변이었습니다. 해변 한쪽은 자갈이 나머진 모래로 덮여있었고 한가운데엔 이런 암석이 놓여있어 다행히 심심치는 않았답니다. 암석의 형상이 볼수록 재미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싸비에게 ...님이 소식없어..

나들이 2009.10.01

문수사의 꽃길따라

한동안 복잡한 심사를 어딘가에 버리고 오고 싶어선지 우리는 정말 오랜만에 서쪽바다를 향해 무작정 나섰다가 우연히 삘이 꽂힌, 여태 한번도 들어보지도 못한 '문수사'라는 절에 들르게 되었다. 일주문에 들어서자 누군가 지나간 흔적 없는 연분홍빛 한가한 길이 눈앞에 펼쳐지고, 가지에 매달려있던 왕벚꽃잎들이 공중에서 흔들흔들 대며 간간히 부는 바람에 우아한 몸짓으로 날아 깜깜하기만한 지면에 꽃비로 내리고... 돌연 우린 예상치 못한 이 아름다운 길에 홀딱 빠져들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마음이 갑자기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또한 그때까지 이름도 몰랐던 이 꽃나무들을 향해 우린 서로에게 "이게 도대체 무슨 꽃이지?" 마치 감탄사처럼 대답도 없는 공중에 연신 반복하기만 했다. '너무 좋다~, 와~ 정말 아름답다.' 그..

나들이 2009.05.11

영월 샬라님네...

우리 분할표시 말뚝도 볼겸 갔다가 근처 또다른 흙집을 방문했답니다. 이번이 두번째 방문이군요. 여긴 샬라와 하우스님이 사시는 집이에요. 서울에서 얼마전 산골로 내려와 집을 지었다고 합니다. 여기오면 얼마나 맛난 것들을 내놓으시는지, 정말 나중엔 배를 감당할 수 없게 됩니다. ㅎㅎ 샬라님이 요리쪽으로는 좀~ 와... 대단하시네요. 여기가 바로 도깨비방망이처럼 맛있는 음식이 쏟아지는 그 주방이에요. 보시면.. 지붕안에 지붕이 있죠? 이걸 처음 봤을때 '참 신기하네. 재밌는 구조야...'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제가 서있는 쪽은 많은 사람이 함께 모여 이야기도 나누고 제철 나물들과 따끈한 밥, 뚝딱하는 순간 나오는 대단한 찌게를 놓고 소주한잔 하는 넓다란 거실입니다. 바로 보이는 저 숯난로(아궁이)에 고기도 ..

나들이 2009.02.14

덕수궁 그리고 한국근대미술걸작전

신호등을 건넌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어디로 가는 걸까요? 헉, 모두들 덕수궁 앞으로... 와,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벌써 줄을 많이 서있더군요. 가만히 보니 어떻게들 알았는지 대부분이 '한국근대미술걸작전' 전시회를 보러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구름이 왔다갔다, 해가 들락날락... 날이 좀 풀려서 걷기에도 좋은, 근데... 우린 참 오랜만에 덕수궁에 왔습니다. 지난번 기사를 통해 우연히 덕수궁에서 한국근대미술걸작전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특히 포스터에 실린 이쾌대의 그림이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와 이 전시회엔 꼭 가야겠다고 마음만 먹고있다가 드디어 오늘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마침 고궁에 가 본지도 좀 오래되기도 했구요. 여전히 건물이 멋지네요. 덕수궁은 이 석조건물이 유명하죠. 그리고 여기서 바..

나들이 2009.02.01

송정해수욕장 해변가에서

지난 밤 눈이 그렇게 내리더니, 설날 아침 송정해수욕장 해변에서 보는 하늘에는 구름이 참 뽀얗게도 피어났다. 좀 멀리 옆에 있는 해변이 경포대이고 저멀리 끝에는 주문진까지 보인다.(해변을 크게-클릭) 지칠줄 모르는 파도에도 언제나 끄덕없는 해변처럼 우리 모두의 삶도 올해는 장애가 아무렇지도 않게 스쳐가길... 삶이 힘들어지지 않도록 모든 소망을 바다가 들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미처 빠지지 못한 물과 다시 다가오는 파도가 서로의 힘을 상쇄하고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삶의 현실에서도 힘이 없으면 밀릴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바다에서도 자연스럽게 확인된다. 그냥 지나치려 했는데 하늘이 파래서 그런지 오늘따라 경포호수가 크고 아름답게 보인다. 저 멀리에 희긋희긋한 산이 보이고 물새가 나는 풍경...

나들이 2009.01.27

우리 빠다, 미니핀의 귀여운 모습

싸비의 긴 머리카락을 물고 놀기를 좋아하던 빠다의 어린시절(2002년 월드컵때) ♪ 빠다와 월드컵 그리고 골목길... ♬ 나라와 온국민이 축제분위기였던 2002년, 살아가면서 우리에게 지독한 고비가 찾아왔던 때가 바로 이 때다. 본업을 벗어나 잠깐 외도를 했던, 새로 시작했던 일이 한 2년간 잘 안풀리면서 가진 것을 몽땅 다 날리다시피 하고, 그해 한겨울 흰 함박눈이 끊임없이 내리는 날... 약 8개월가량의 임시 거처로서 날림으로 지어진 듯한 곧 철거예정인 이층판자집으로 우린 이사하게 되었다. 마치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겨우 두 사람만이 나란히 함께 걸을 수 있는 넓이의 골목, 집 현관문을 열면 벽이 코앞에 바로 닿는 그 좁은 골목길에는 언제나 안개가 가득 차있는 것처럼 흐릿한 풍경으로 당시에도 나는 그 ..

Lovely days 2009.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