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ly days

이십대의 얼굴

sav.. 2008. 8. 28.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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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엠티가던 시절, 별만 총총해서 더 시려운 겨울 밤에 시골 집에 모여 앉아
 통기타에 노래도 부르고 오직 낭만으로만 살던 철없던 날들이 떠오른다.

그 시절.. 어떤 날, 손이 꼽아서 감각도 없을만큼 추운 겨울 날이었는데
왠 고집이었는지 후배들 한테 좋은 길 놔두고 계곡으로 가자고해서
신발과 발을 모두 적셔버리게 하고 중간에 들린 월정사의 담벼락에 붙어
(마치 전깃줄에 나란한 참새들 모양으로 쪼그리고 앉아있었던)
그렇게 따스한 햇빛에 몸을 녹이고 있었던 그 날이 그냥 생각난다.
그 때 니들은 추위에 떨게한 원흉인 나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그래도 빙그레 웃었었지.

그 날 저녁 오대산장에서 내가 일찍이 선배에게 배운 김치찌게를 선보였는데
"너무 맛있어요. 선배"하면서 뚝딱 각자 세그릇을 해치우고 뜨거운 방바닥에 모두가 모여 앉았지.
풀피리같은 너희들의 고운 목소리로 작은 낯선 방을 따스하게 채우고
자신들 각자의 숨겨진 이야기도 고백하고 또 살아가는 버거움도 나누고...
사실 많은 이야기들.. 다 잊었지만, 그땐 차가운 얼음도 맨발로 딛고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
 우리가 세상에 대하여 자신도 몰랐던 용기와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고 이제와서 생각한다.
어쩌면 나약한 청춘으로만 느껴졌었던 그 시절이 말이야.

젊음은 그래서 좋은거 같다.
어떻게 이 모든게 사라진건지...



2006년 8월 말에 쓴 글을, 생각나 몇마디 더 첨가하여...sav(2008.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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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좋은 싸비... 예술의 전당에서 인상파 전시회를 보러왔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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