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ly days

빠다스토리 - 미니핀

sav.. 2008. 7. 4.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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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7살이 되어가는 우리 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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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빠다 2~3개월 무렵
                          삑삑소리나는 사과장난감을 무서워 하면서도 좋아했다.

우리 빠다는 2002년 월드컵이 열리던 그 해 3월 중순에 태어났다. 당시 잠깐동안 한 집에 살던 아는 동생이 키우던 강아지의 새끼 네마리 가운데 둘째 공주 였다. 인연이란 참 재미있는 것이 빠다는 내가 처음에 키우려고 마음 먹었던 아이가 아니었다.

빠다의 엄마 이름은 고동이 였다. 고동이의 엄마는 고동이가 임신하자 칼슘 또는 돼지족을 삶은 국물을 먹이는 등 온갖 정성을 들여 그녀를 돌보았다. 그러던 중 마침내 고동이의 출산 날이 다가왔다. 그녀는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곧 그녀만이 지켜보는 가운데 출산이 시작되었고, 모두 네마리의 새끼를 받았다. 그런데 그 때 한마리에게 문제가 있었다는데 그녀는 어떻게 알았는지 인공호흡을 해서 살렸다고 했다. 나와 싸비는 경험 한 번 없는 그녀가 갓 태어난 강아지의 입에 들어있는 양수를 빨아내고 숨을 불어 넣어서 살렸다는 말을 듣고 놀라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신기한 일이었다. 그녀가 원래 사랑이 많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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였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고동이사진보기-->

 

     내가 선택하지 않은 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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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부터 였다. 싸비는 새끼를 받아보고 싶은 마음이 많았지만 얼씬도 하지 못해서인지 강아지가 키우고 싶어졌다고 했다. 당연히 암컷으로... 새끼를 받아보고 싶은 것이 그녀의 이유였다.  그래서 나는 네마리를 잘 살펴본 후에 첫 번째로 나온 가장 튼실해 보이는 강아지를 지목하고 그 이름을 스컬리라 지어 두었었다.  왠지 그애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고동이 엄마도 싸비도 모두 동의 했었다.  병원의 지시대로 그녀는 45일후에 데려가라고 했다.  기다렸다. 그리고 또 기다리다가  더이상 기다릴 수가 없어서 40일만에 그녀의 집으로 갔다.  잘 키울테니 염려말고 달라고...

그런데 문제는 시기가 아니었다. 스컬리를 다른데로 보내기로 했다고 하면서 다른 아이를 데려가면 어떻겠냐고 했다. 모견으로 잘 키워서 분양하려는 지인의 요청에 그녀가 수락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아무데도 문제가 없는 스컬리를 말이다.

암컷 두 마리 중에 스컬리를 제외한... 바로 그 아이가 우리 빠다였던 것이다. 고동이 엄마는 빠다가 며느리 발톱이 있어서 모견으로 보낼 수 없기에 그 애를 데려다 키우라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흠이 있다는 말이었다. 당시 빠다는 스컬리에 비해 좀 촌스러운 얼굴이었고 성격도 스컬리는 점잖은 반면에 우리빠다는 좀 더 적극적이고 까불대는 듯했으며 그리고 욕심도 많은 것 같았다.


     절대로 침대에서 안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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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수없지 뭐...  스컬리를 포기하고 빠다를 집에 데려왔다. 싸비 손바닥에 올리면 손바닥이 남을 정도로 작았다. 이제부터 빠다가 내 새끼라니까 스컬리에 대한 마음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여수같던 얼굴이  그저 사랑스럽고 앙증맞은 귀여운 모습으로 느껴졌다.

집에 오자마자  라면박스를 개조해서  백일아이들이 사진 찍을 때 앉는, 털많은 천과 작은 방석을 놓아 집을 만들어 주었다. 그날 밤 잠이 오지 않았다.  침대에 누워 싸비와 나는  끊임없이 생기는 걱정과 근심을 털어 놓게 되었다.  그 걱정은  한가지로 모아졌는데,  "너무 일찍 데려와서 죽으면 어쩌지?..."  빠다를 데려오기 전에 우리는 절대로 강아지를 침대에 올려놓지 않을 작정이라고 늘 말해왔던 터였다. 그런데....

 "너무 어려서... "  말 끝나기 무섭게  빠다를 바닥에서 데려왔다.  아직 쉬를 가리지  못하는 데도...  빠다는 싸비의 목에 목도리처럼 얹어진채 자는 걸 좋아했다. 그 걸 찍어 놓았어야 했는데. 너무 귀엽고 독특한 모습이라서 아쉽게도 그 때의 사진은 없다.


     빠다가 처음 짖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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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탱이 같은 모습, 이 때 귀가 서지않는다고 매우 걱정했었다.

거의 데려온 날부터 훈련이 시작되었다. 빠다는 대소변 훈련을 기특하게도 겨우 몇 번만에 이루어 냈다. 이후로 실수는 단 두 번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크게 혼내지도 않았고 단지 반복하고 확실한 태도만 취했을 뿐인데 성공적이다.

나는 그 때부터 애완견 서적을 구입해서 읽어보았는데 훈련은 생후100일 후부터 하라는 문구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런데 또 미니핀은 똑똑하지만 훈련이 잘 안된다고 써 있었다. 나는 '그렇다면 일찍부터 가르쳐야 겠네' 라고 생각했고 곧 데리고 온지 한달쯤부터 훈련에 들어갔다. "앉아." "손" 엎드려!" 신기하게도 시기가 이르다는데 우리 빠다는 잘 해냈고, 난 더 많은 걸 가르쳤다. 먹을 걸 좋아하는 까닭에 그런지 가르치는 대로 척척 해내는 정말 똑똑한 우리 빠다였다.

키우는 중에 재미있던 기억은 빠다가 처음 짖은 날 이었다. 빠다의 힘찬 목소리를 처음 듣던 때, 아마 생후 두 달쯤 이었나, 어느 날 나는 침대 위에 있던 빠다에게 내려오라고 말했다. "빠다, 뛰어!" 아래로 손짓을 하면서 이 말을 몇 번 반복했다. ... 그런데 그게 무서웠던지 망설이고 망설이다 갑자기 "왈왈!!" 짖는게 아닌가?  또 "왈왈!!" 우린 정말 깜짝 놀랐다. 빠다가 거기서 짖을 줄이야... 생후 처음 나오는 너무 이쁘고 앙칼진 소리! ㅎㅎㅎ~~  너무 기쁜 나머지 계속 짖을 때마다 우리는 박수를 치면서 응원했다. 참 기쁜 일이었다. 집안에 즐거움이 가득했다. 그 이후로도 그 이야기를 다시하게 될 때, 우리는 그 때와 다름없이 즐거워 한다. 반복해도, 언제나 즐겁고 행복한 사건이었다.


     미니핀, 스컬리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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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스컬리를 데려간 사람은 끝까지 책임지지 못해, 그 뒤로 모견으로 양성되지 못하고 시골의 어느 농장에 맡겨졌다고 한다. 그리고 나머지 수컷들도 여러 가지 이유로 이집저집으로 옮겨 다녔다고 하니 그야말로 우리 빠다가 팔자가 제일 좋은 셈이다. 미니핀은 원래 주인만 따르는 강아지이며, 명랑 쾌활하고 매우 활동적 이다. 그러나 어린 아이들은 무시한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있는 집은 되돌려 오거나 남에게 주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사랑스러운 딸


우리가 처음 강아지를 키우게 된 이유가 새끼 받아보는 것이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빠다의 새끼를 가지지 않기로 했다. 고동이가 빠다를 낳고 검던 코가 다 하얗게 변할정도로 쇠가 빠지는 걸 보았고, 또 스컬리처럼 어디서 멈출지 모르는 방랑자가 될 수도 있고...

인연은 따로 있다고... 며느리 발톱이 있어서 우리와 인연이 된 빠다.
지금 빠다는 촌스러웠던 그때와는 달리 너무나 똑똑하고 순진하고 애교도 많고 집안의 심부름도 아주 잘 해주는 우리의 사랑스러운 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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