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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난 싫어요

sav.. 2008. 8. 7. 13:49

영화 AI에서 T와 F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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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문명이 발전하면서 하비박사는 감정을 가질 수 있는 로봇을 만들어내게 되고 마침내 데이빗이라는 어린아이 로봇을 탄생시킨다. 이 때 불치병에 걸려 치료약이 개발될 때까지 냉동된 상태에 있는 친아들 마틴을 둔 스윈튼 부부는 오랜 망설임 끝에 입양을 결심하게 되는데...

남편은 아들때문에 실의에 빠진 아내를 위하여 아들과 비슷한 나이와 모습을 가진 어린아이 로봇을 입양하자는 의견을 내고, 이 때 아내는 "로봇 아이는 로봇일 뿐이예요." "어떻게 기계가 내 아들을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난 싫어요."라며 끔찍하다면서 반대한다. 하지만 남편은 그녀를 계속  설득하는데... "로봇이라도 감정을 가지고 있는 진짜 사람과 다름이 없다는군. 그래서 우리가 데려와서 잘 키우면 당신도 그 아이를 마틴과 다름없다고 여기게 될거야." 라고 아내에게 말했다... 결국 남편은 입양을 신청하게 되고 그 로봇이 바로 데이빗이다.

아내는 입양할 때까지도 로봇과 인간은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처음엔 아이 근처도 얼씬하길 꺼려했다. 그리고 감정을 가졌다는 말은 들었지만 기계일 뿐이라고 여겨서.. 오히려 기계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더 두려워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냉정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아내는 데이빗이 자신의 아들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하게 되며 기계로서가 아닌 인간으로 그녀에게 받아들여지게 된다.

"엄마도 죽어요?" "그건.. 맞아. 모든 인간은 죽게 되어있지."
"얼마나 살 수 있어요?" "오래...오래... 한 오십년?"
"...엄마, 죽지 말아요. 오래오래 사세요. 왜냐하면 엄마를 제가 사랑해요."
데이빗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느끼며 또 그녀도 어느 날부터인가 데이빗이 점점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것에 스스로 놀라워 하며 그를 아들로서 있는 그대로 사랑해준다.

그러나 그렇게 좋은 관계로 발전해 나가고 있을때, 친아들이 냉동에서 깨어나 집으로 돌아오게 되고 부부는 그 둘(아들과 데이빗)이 서로 공존하며 형과 아우로 잘 살아갈 수 있을거라 여겼다. 하지만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돌아온 친아들은 데이빗을 질투하고 미워하기 시작했으며 끝내 데이빗을 모함하기까지에 이른다. 그래서 아버지는 아들이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둘이 함께 살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번엔 친아들을 위해 데이빗을 버리자고 한다. 그는 이제와서 "데이빗은 로봇일 뿐이야." 라고 한다. 하지만 처음에 반대했던 아내는 그럴수는 없다면서 "로봇이지만 데이빗도 우리와 똑같이 감정이 있어요."라고 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남편에게 저항을 해보지만 결국은 남편의 뜻에 따라 그녀는 데이빗을 로봇 폐기공장으로 데려가기로 한다. 결코 원하지 않는 일이었지만 남편의 강력한 요구로 그렇게 하기로 한 것이다.

그녀는 데이빗을 버리러 가면서 수없이 갈등하고 괴로워한다. 이미 데이빗은 그녀의 아들이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그래서 그녀는 데이빗이 고철로 폐기되어 사라지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었다. 도중에  도망치라며 숲에 내려놓는다. "붙잡히지 말고 어서 멀리 달아나, 어서".. (정확한 대사는 기억이 나지 않아서 대략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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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아버지는 T, 어머니는 F로서 T. F를 극명하게 보여준 예라고 할 수 있다. T는 선입견을 새로운 지식으로 가볍게 타파하며, 필요한 것을 언제든지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 좀 더 간단하고 편리하게 문제를 해결한다. 합리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것이 새로운 현상이든 인간에 관련해서든지... 그래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때 좀 더 적극적이라고나 할까.

아버지는 선입견 없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어떤 감정의 동요나 편견없는 태도를 가지고 데이빗을 데려왔다. 그렇기때문에 엄마보다 로봇에게 더 잘할 것 같다고 생각하겠지만 막상 데리고 왔을 때는.. 아버지에게서는 엄마처럼 데이빗에게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태도는 볼 수 없었다. 애초부터 마음속에서는 인간아들로 데이빗을 받아들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데려올 땐 아들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아들과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예컨데, 10원을 훔쳐도 도둑은 도둑이라는..., 즉 기계라는 사실을 늘 의식) 아버지는 머리로 항상 감정이 있는 인간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도 하지만 그가 기계인간이라는 것을 한시도 잊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부터 그는 기계도 친아들처럼 될 수 있으며 아들을 대신해 준다는 회사의 광고처럼 간단히 생각했던 것이다. 

F는 새로운 정보를 수용할때 보다 기존의 선입견을 가지고 feel로 받아들이며 그것이 가슴으로 느껴질 때까지는 선입견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그래서 필요할 때 언제든지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시각을 가지기 쉽지 않다. 다시말하면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종류의 일로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그것이 인간이라면 더욱...

물론 엄마는 데리고 오기 전에는 로봇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무척 싫어했다. 하지만 막상 데리고 왔을 때는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지 나중에는 로봇을 기계로 여기지않게 되고 진심으로 하나의 마음을 가진 인격체로 대한다. 감정을 느끼는 것이 자신과 다르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처음에 데이빗을 거부한 것도 그녀의 진심이고 현재 데이빗을 사랑하는 것도 그녀의 진심이다.(F는 감정에 솔직하다.) 결국 그녀가 그를 받아들인 이후부터는 데이빗을 인간 또는 기계라는 것으로 구분하기보다 그냥 자신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인 것이다.

결국 아버지는 둘을 다 키우자니 친아들이 위험하다고 판단하게 되고, 그렇다면 둘 중의 한명을 선택해야 하는데, 이 때 데이빗을 내보내기로 결정한다. 이것은 그에게는 당연한 최선의 선택이었고 그래서 대체아들 데이빗을 데리고 오기로 결정했을 때와 같은 생각으로 버리기로 결심한다. 다시말하면 T는 앞으로 생길 더 큰 위험을 방지하고 그것을 해결하고자 둘 중의 하나를 살리려는 선택을 하게 된 것이며, 그것은 그에게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선택인 것이다.

반대로 F는 이때 아들의 입장과 데이빗의 입장에 모두 공감하게 되어서 하나의 선택을 하기 어려워진다. 아들을 선택하느냐, 데이빗을 선택하느냐. 어느 것이 더 우선할 수 없이 똑같은 무게로 느낀다. 그녀의 합리적인 선택이란 둘 다 함께 조화롭게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의 선택은 원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아버지는 머리로는 광고처럼 논리적으로 진짜아들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진짜 아들로 될 수 없을지도 모를 자신의 감정은 간과하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데이빗을 데려올 수 있었던 것이고, 처음부터 엄마는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진짜 아들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래서 더욱 데이빗을 데려올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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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줄거리는 사실상 너무 오래전에 보아서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서 일부 대사는 똑같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맥락에서 T&F를 이해하고자 쓴 것이니까 이해하고 보시기 바랍니다....sav


이 글은 개인적인 사례를 바탕으로 MBTI에 대해 해석해 놓은 저의 자료입니다. 퍼가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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