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e & Seek

사라진 아버지

sav.. 2008. 9. 9. 03:46


      등장인물 : 아빠-띵킹(T), 엄마-삘링(F), 아들-민규                         글  sav
                     





삘링과 띵킹은 아이를 데리고 동물원에 구경을 갔다. 마침 휴일이었기에 사람들은 북적이고, 그들은 모처럼의 나들이를 맘껏 즐기고 있었다. 민규는 여태 책으로만 봤던 기린도 보고 원숭이도 보며 동화책 속에 푹 빠진듯 신기한 표정으로 때로는 탄성를 지르며 쳐다보았고 어느새 그들은 맹수관 앞에까지 오게 되었다. 호랑이의 어슬렁 거리는 몸짓에 민규는 이제 탄성을 넘어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야, 호랑아! 어흥~!"
아이는 호랑이의 매력에 푹 빠졌는지 다음칸으로 가지않고 그곳에서 계속 머물며 호랑이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그런 아이를 보고 흐믓하게 웃고 있던 링과 띵킹은 언젠가 결혼전 둘이서 동물원에 왔었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그때처럼 잠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주변에서 큰소리로 누군가 외쳤다.
"어! 쟤 좀 봐! 야, 들어가면 안돼!"
갑자기 주변은 웅성웅성 소란스럽게 사람들이 몰려들고...
링도 그 때 사람들이 쳐다보는 곳을 무심코 보았다.
"어머! 어떡해 여보."
"아니.."
바로 그때 호랑이 우리를 바라 본 그들은 너무나 깜짝 놀라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고... 그들의 아이는 우리 속에 이미 들어가 있었다.

"민규야, 안돼, 빨리 나와!" 소릴 쳤지만 이미 아이는 호랑이 앞에서 웃고 있었고, 그 순간 링은 자신도 모르게 우리 안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아이를 빨리 구하는 것이 급선무라 생각한 그녀는 다급한 나머지 앞뒤 가리지 않고 뛰어든 것이다.

엄마는 과연 아이를 구할 수 있을까? 또 아버지는?
그러나 그 때 옆에서 보고 있던 아버지는 어느새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그 때 아버지는 어디로 간 것일까? 나중에 돌아온 아버지의 손엔 막대기가 들려있었다. 돌멩이나 방망이 즉, 뭔가 무기가 될만한 것을 찾으러 갔던 것이다. 만약 우리 안으로 그냥 들어간다면 그는 아이뿐 아니라 자신까지도 죽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는 T였기에 먼저 효율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만일의 경우 둘 다 죽게 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구할 수 없는 아이를 포기하여 하나만 잃는 것이 최선이었다. 혹은 그에겐 오로지 둘 다 사는 방법으로서 호랑이를 이길 수 있는 무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었다. 아이는 단 몇초만에도 호랑이에게 잡혀먹힐 위험에 처했으니, 어쩌면 그는 그 순간 아이를 포기한 것과 다름이 없는 자신의 행동에 절망했는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아내와 아들이 그가 무기를 들고 올 때까지 살아있기만 한다면...

어쨌든 다행히도 무기를 들고 올 때까지 살아있어서 그가 그 둘을 다 구할 수 있었다면, 그에 대하여 "굉장히 사려깊고 신중하다" "역시 아버지는 다르다" 라는 칭찬이 쏟아질 것이다. 그러나 만약에 이미 그들이 호랑이에게 무차별 공격을 당해 처참한 모습으로 죽어 있었다면 자식과 아내을 두고 슬그머니 도망간 용기없는 겁쟁이, 비겁한 아버지란 오명을 벗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엄마(F)가 만약 자신이 혹시 죽으면 어쩌나하고 생각했다면 결코 아이를 구하러 뛰어들 수 없었을 것이다. 만약에 둘다 죽더라도 위험에 처한 아이를 혼자 둘 수는 없는 일.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상황에서 뛰어들려하지 않을 거라고 엄마도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아이는 반드시 죽게 될 것이고, 그렇다고 아이가 죽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 그래서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지만 내가 아니면 아이를 구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해서 구하러 들어간다.

만약 그때에 호랑이에게 둘다 잡혀 먹히게 된다면 사람들은 "역시 모성은...  참 안됐어. 안타까운 일이야"하면서도, "그냥 포기할 일이지. 호랑이를 어떻게 이긴다고... 산사람은 살아야지, 저런 바보같으니... "라는 말과 함께 그녀의 행동이 너무 무모했다고 말해질 것이다.
또는 엄마가 다행히도 사자와의 대결에서 지혜롭게 시간을 끄느데 성공하여 이후에 아버지가 무기를 가져와서 무사히 아이를 구해낸다면 아이를 살리느라 맨손으로 뛰어든 어머니를 향해 "역시 어머니는 강했다."며 그녀의 대담한 용기에 대한 칭찬으로 다음 날 모든 일간지의 전면을 채우게 될 것이다.


                  


여기서 누가 더 옳으냐 하는 논쟁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엄마와 아버지의 모습를 보고 혹 무모한 일이 될지라도 위급한 상황에서 어떤 것도 따지지 않고 우리 속으로 뛰어든 엄마의 행동을 보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만약에 당신에게 이런 위험이 닥쳤을 때 누군가가 당신을 구하기 위해 불구덩이에 뛰어든다면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타인이 자신을 대할 때, F(개인적인 가치에 대한 이해)로 대해 주길 원할 것이다. T들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반면 계약을 하거나 일과 관계된 경우일 때는 T(일의 순서나 효율적 측면에서)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 포스트에서 F를 강조해서 언급하는 이유는, 살면서 크고 작은 일을 해야만 하고 그 속에서 대수롭지않게 간과하게 되거나, 피할 수 없는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말하고자 해서 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T의 인구가 F보다 훨씬 많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T에게 도움이 될만한 말을 하고 싶었다.





예전의 타이타닉 영화를 보면 배가 침몰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구명선에 몸을 싣게 된다. 그러나 작은 배의 수는 한정되어 있고 그많은 사람들을 다 태울 수는 없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었다. 그 때 자신이 선장이라면 누굴 먼저 태워야 하는지 고민스럽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본의 아닌 타인에 대한 생사의 중대한 선택을 해야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 만약 효율만 따진다면 살려야 할 순서에 여자와 어린이들, 그리고 힘없는 노인이 우선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영화에서의 마지막은 약한 그들부터 살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러한 결정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는 것이다.

만약 효율만을 생각한다면 앞으로 살아남아서 이세상에 확실히 영향을 줄 수 있는 능력있는 사람부터 그리고 가장 힘좋은 젊은이부터 등등 말안해도 잘 알고 있을 이런 순서로 결정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을 이해는 하지만 그것에 대한 우리 마음은 어떤 감동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감동을 주는 순간은 반드시 논리적 이유와 일치하지는 않는다. 이것을 보면 영화감독들은 이러한 F와 T를 적절하게 배치 구성해야 관객의 공감을 얻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지리라 생각해본다.

살아가기 위하여 우리는 일을 해야만 하고 그것은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모두 지속되는 관계로 형성되어 있다. 일만 하면 되는 그런 일이란 없다. 일생을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가족, 친구, 애인, 부부, 직장... 대개는 피할 수있는 그런 것이 아니다. 인간관계와 일은 모두 동시에 상호작용 하기 때문에, 일은 잘하는데 관계를 잘못한다든지 이와 반대 이든지 간에 이것을 잘 이해하고 보완한다면 성공적으로 살아가는데 매우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은 개인적인 사례를 바탕으로 MBTI에 대해 해석해 놓은
저의 자료입니다. 퍼가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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