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그 해 12월 마지막 날, 기억나니...

sav.. 2008. 8. 2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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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상한 여행이었지... 아마 서쪽바다 아무데나 가기로 하고 전북 부안에 거의 도착해서 길을 헤멜듯하다 변산반도 가는 길을 겨우 찾았을때 갑자기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했지. 너희들의 재밌는 이야기에 귀기울이던 난 낯선 시골길 낮은 언덕아래 이미 사고나 서있던 차를 너무 늦게 알아챘고.. 거리는 좀 있었지만 브레이크를 밟자마자 살짝 미끄려지듯 1톤 트럭밑으로 내 카렝이의 은빛 깔끔한 얼굴이 천천히 빨려 들어갔었지.

우린 모두 아무 충격도 없었지만 차는 순간 흉직한 모습이 되었고, 현장은 갑자기 큰 일이라도 난 것처럼 곧바로 싸이렌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났어. 난 은근히 긴장했고... 끝내 함박눈 내리는 그해 마지막 날 경찰서에서 사건 조서를 쓰고 머슥한 웃음을 지으며... 결국 가까운 정비공장에 차를 맡기고, 1박2일로 잡았던 여행은 막 차가 고쳐질 때까지라는 알 수 없는 날짜를 받아 새로운 이상한 여행을 떠나게 되었던 거야. 그래서 우린 생각도 못한 임자도라는 섬까지, 렌트카로... 배로... 그리고 그곳에서 얻어탄 트럭까지.. 마치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완성하려는 작가의 의도에 움직이듯 우리들은 갈수록 묘해지는 상황을 너무 좋아하기도 하고 또 그냥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더 즐거운 여행이었을까...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경비가 부족해서 너희들의 멋진 숙소(러브 호텔?ㅎㅎ)에 대한 기대를 마구 무너뜨리고 허름한 어떤 여관에서 자기로 했었잖아. 찜질방은 우리빠다 애물단지땜에 들어갈 수 없었고... 그 때 너희들의 표정이 그대로 사진에 들어있더라.ㅎㅎ~~ 그 황당한 표정이라...(이 사진도 올릴까? 말까?..) ㅋ~  알록달록.. 어쩌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사진 속 저 휘황찬 이불들을 덮고 둘러 앉아 그날 밤 싸비의 화장실에서 귀신일지도 모른다는 어떤 목소리를 들었다고.. 그것도 반복해 "미안해!"라는... 이렇게 점점 여행은 새롭고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었어.
....().... 생략이야. 요즘 기운이 좀 딸리기 땜에.. 후후~~

그 해가 그렇게 지나고 얼마 지나지않아 무희부터, 그리고 마더메리까지 모두 한 쌍씩, 커플을 이루어 너희들도 결혼이라는 보금자리를 곧 가지게 되었지... 아마, 그 일들이 곧 일어날 인생의 새로운 전환을 말해주고 있었나봐. 그리고 그것이 너희들과의 요상한 마지막 여행이 되고 말았구나...

사진보다가 생각나서 그 때 올리지않았던 몇 장의 사진들을 올려 본다. (이젠 올려도 되는거지? 하하~~)
그리고 그 때 임자도의 평화처럼 언제나 너희들 일상이 그렇기를 바라며...

sa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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