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영월의 가을 그리고 구름산

sav.. 2008. 10. 25. 01:11


영월 삼방산의 비오는 날 그리고 운해                     




시시각각 변화무쌍한 구름을 보는 것 만으로 너무나 재미있는 풍경이었다. 살아있는 다큐라 할까...                     
구름이 우리를 에워싼 적도 있었지만 사진으론 흐리기만 하니 그건 올리지 못하고 말로만 남겨둔다.                     







뿌연 서울 하늘아래 있을 때는 잘 몰랐는데...                 
와우~ 영월 삼방산에는 이미 가을이 한껏 올라 오기 시작하고 있었다.                  
비 간간히 떨어지는, 아침이 오면서 서서히 색이 보이기 시작한다.               




밝아지나 했더니 갑자기 구름이 몰려오면서 순식간에 산을 먹어 들어간다.                   
마치 예전에 본 누군가의 그림 같다.               


 

벌써 더 붉어질 수 없을만큼 빨개진 단풍잎  



지난밤 흙집에서 같이 잔 무당벌레... 난 원래 벌레를 싫어하는데, 거 이상하다.                     
같이 잔 이후로 친근한 애완동물처럼 귀엽기만 하네.                    
마이크로렌즈가 있었으면 널 왕 확대해서 멋지게 찍었을텐데... ㅎㅎ                




  코스모스 봉오리가 새벽비 맞고 잠시 쉬는 중인듯...                      






갑자기 영월에 간다는 전화도 없이 우린 불쑥 찾아가기로 했다. 사실 전화하기가 좀 멋쩍어서... 군데군데 울긋불긋 아름다운 가을이 차창에 보였다. 막상 당도하여 보니 집에 주인도 없고 게다가 개짖는 소리도 들리지않아 어떻게 된 일이지? 하며 그저 주인과 함께 어딜 갔나보다 하고 그냥 우리 맘대로 흙집으로 올라갔다. 산아래가 전처럼 하얀 구름바다를 이루고 있었다. 삼십분쯤 되었을까 차소리가 들리고.. 이제 오나보다 하며 높은 곳에 있는 우리는 아래를 내려보며 귀를 기울였다. 그들은 차창밖으로 위를 올려다보며 누군가하는 고개짓을 하며 곧 트럭에서 내렸고 나는 좀 큰소리로 아래를 향해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넸다. "아.. 빠다네!" 우린 이렇게 다시 두번째 얼굴을 보게 되었다.

하지만 지난번 우리 빠다와 함께 놀았던 짱구와 코난이 사라진지 벌써 3일째라는 소식을 우린 듣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을 찾느라 지금까지 다녀오는 길이고 부부는 정신마저 없어 보였다. 믿을 수 없는 일이 그 사이 생긴 것이다. 더구나 이틀전 마을사람 하나가 올무에 걸린 짱구를 풀어주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에 더 허탈해보였다. 더 놀라운 것은 짱구가 올무에 걸리자 7개월 된 세퍼드 코난이 마을로 내려와 징징거리니까 그것을 이상히 여긴 사람이 따라가 보았더니 짱구가 올무에 걸린 것을 발견하고 구해주었다는 이야기다. 똑똑하다. 참! 하지만 이들의 개인줄 몰랐던 그 사람은 둘이서 아래를 향해 내려간 개들의 이야기만을 전해줄 수 있었다. 이들 부부는 험한 산을 7번도 더 오르락내리락하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짱구와 코난을 찾았지만 여전히 소식이 없었고... 우리도 개를 키우니 그 마음을 알고도 남아 뭐라 위로를 하기도 어려웠고... 나도 그저 안타깝고 보고싶었다.

어쨌든 우린 짐을 풀었고 마침 지난번 본 그들의 친구가 밥도 제대로 못먹었을 그들을 위해 저녁을 준비해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인연인가 보다. 날짜를 맞춰오다니... 밤이 오고 장작을 지피고 있는 사이 전기도 안들어오는 곳에 사는 옆동네 친구 까막신 부부가 드디어 왔다. 모두 이렇게 또 한번 모여 서로 가져온 음식을 내놓고 함께 술을 마셨다. 난 실험삼아 이번엔 소주 2병이상을 마셔보았다. 전부다 맛있는.. 김밥, 부침개, 강원도 감자떡, 홍시 또 우리가 손수 만들어간 통팥이 든 대빵 큰 찹쌀떡을 안주삼아.

영리하니까 언젠간 살아오리란 희망을 가지며 개를 잃은 마음을 잠시 접어두고 즐거운 대화와 큰 웃음소리로 산속을 채우기도 하며 즐거운 밤을 보냈다. 기분좋게 약간 취한듯 걸음을 걸어 흙집으로 올라와 따뜻한 방에 난 곧 잠이 들었었다. 새벽 4시 반쯤 개운하게 잠이 깬 나는 어쩐 일인지 이번에도 머리도 배도 모든 것이 멀쩡했다. 내가 지난 밤 물을 먹은 것인가... 싱크대 안에는 다녀간 손님들이 두고간 것 같은 라면이 들어있었고 냉장고엔 김치도 있어서 우린 후라이팬에 라면을 맛있게 끓여 먹고 컨디션이 좋았기에 일찍 밝아지자마자 산책을 나갔다. 산책하며 짱구나 코난을 만나길 바라면서, 또 발걸음마다 "아, 사람은 자고로 이런데서 살아야 해" 중얼대면서, 나는 여기저기 멋진 색, 풍경에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
                                                                                                                            ...sa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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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빠다는 왜그런지 모르지만 산의 모든 것에 샅샅이 냄새를 맡으며 다니는 중
저렇게 침이 왕창 나왔다. 주체를 못할 정도로...
무엇이 그렇게 흥분시키는 걸까? 여태 다른 산에서는 그런 걸 본 적이 없는데...






새벽 4시 반에 세수하고 얼굴 내민 싸비







플라스크님 급실망? ㅋㅋ 접니다. 안녕하세요! 옆구리 인사드려요...ㅎㅎ






어릴 때 대까지 붙어있던 찐 수수, 먹어 보았던 기억이 난다. 무슨 맛인지는 기억이 안 나네.




비오는 날.. 흙집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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