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e & Seek

J의 스케줄에 대한 의미

sav.. 2008. 10. 10. 12:43
 
                연인사이의 J&J의 관계 속에서 본 스케줄의 의미           sav
                                        등장인물 : 노라(INTJ), 로미(ENFJ)        
 

어느 날 리는 어떤 일로 노라의 집에 놀러가게 되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음악치료에 관심을 둔 그녀가 처음으로 독립한, 새 집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선배, 오랜만이예요. 들어오세요." 그녀는 문을 열어주며 짧은 인사를 했고 약간 고개를 숙인채 수줍어 했지만 그녀의 밝은 얼굴 표정은 반가와 보였다.


그녀가 커피를 끓이고 있는 사이 리는 어디선가 오랜만에 들어보는 클래식음악이 조용히 흐르는 걸 느끼고 고개를 돌려 소리나는 곳을 쳐다보았다. 거실 한켠에 수북히 쌓여진 클래식CD들이 보이고... 그것은 늘 듣는 것인양 위로 쌓여진 일부가 들쑥날쑥 삐죽하게 돌출되어 있었다.

리는 짐작은 했지만 이 정도 일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마도 그녀가 음악에 대한 상당한 조예가 있나보다 생각하며 또 조용히 그녀의 책상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런데 책상 위 벽에 무언가 아주 많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흔하지 않은 광경에 내심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작은 메모들이 한 이십장정도, 게다가 냉장고, 피아노 위에까지도 노란 딱지가 붙어있었다. 그 속엔 각종 격언들 그리고 잊지말고 해야할 일들의 메모가 쓰여져 있었다.

P인 리는 그렇게 많이 붙여 놓은 것도 신기했지만 그녀가 J이기에 적혀진 스케줄을 모두 실행할 거라 생각하니 더 놀라웠다. 물론 그녀에게 그것을 정말 다 실행하는지 물어본 적은 없지만...

그녀의 성격타입에 대한, 책에 맨처음 쓰여진 첫 문장이 떠오른다. <내적인 신념과 비젼은 산이라도 움직일 만큼 강하다. 그리고 가장 독립적이고 단호하며.... 목적달성을 위하여 온 시간과 노력을 바쳐 일한다. 참고로 이 타입은 과학자에 많이 있다고 한다.>

그녀는 로미와 과커플이었다. 리에겐 둘 다 아끼는 후배였기에 라에게 편하게 물었다.
"미는 잘있니? "
놀리는 몇 년전 학창시절에 그와 만났던 기억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당시에 나눈 말 속에서 그 전날 둘이 바래다주는 일로 작은 다툼이 있었는지 그가 괜히 푸념을 섞어 말했었지만 잘 들어보면 전체적 내용이 똑똑한 그녀가 귀엽고 또한 진실되게 사랑한다는 뜻이었다. 리는 그 때 티격태격 서로 좋아하는 모습이 참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생각했었다.




라는 웃으며 "저도 몰라요. 잘있겠지요. 뭐~"
그녀는 살짝 귀여운 화를 담아 웃는 얼굴로 아무 상관없다는 듯이 말했다.

리는 "왜그래? 무슨 일이 있었구나!"
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지난번에 만났을때 좀 싸웠어요."
리는 "왜? 잘 지내는 것 같더니.. 어쩌다.."

그녀의 표정이 싱숭생숭 해지면서 "얼마전 로미오빠가 자기가 한달동안 할일(스케줄)이 있으니 그동안은 만나러 올 수 없다며 저에게 너도 스케줄을 짜서 지내 그러더군요. 그래서 저도 그래? 알았어. 그러지 뭐. 그랬거든요."
리는 아직도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몰랐지만 그녀가 내성적이라 말을 줄줄 이어서 하지않자 쉼표사이에 코멘트를 살짝 넣었다. "그래서?"

"그래서 전 미오빠가 하자는대로 한달동안의 저의 스케줄을 마련했어요. 그리고 저 나름대로 아주 잘 지내고 있었지요. 그런데 그 말한지 일주일만에 오빠가 갑자기 저의 집으로 찾아온 거예요. 그것까진 좋아요. 하지만 오빠는 자기의 스케줄이 어떤 상황으로 예기치않게 모두 무산 되었으니 이제 다시 먼저처럼 만나자는 거예요. 그리고 그 날도 빨리 안가고 자기와 놀자구...."

"그럼 다시 만나면 되잖아! 그런데 뭐가 문제지?" 이때까지만 해도 P인 리는 그녀가 J라는 것을 미쳐 생각치 못하고 그녀에게 왜 그것이 문제가 되는지 이해하질 못했었다."

리의 예상치못한 반응에 라는 답답하다는듯 "아 참, 이미 짜놓은 저의 스케줄은 이제와서 어떡하라구요!" "전 오빠에게 단호히 말했어요. 이제와서 무슨 소리야, 그건 안돼 오빠! 그런 이유로 내 스케줄을 망가뜨릴순 없어. 오빠 혼자 알아서 남은 날들을 지내도록 해. 난 몰라! 난 오빠 말대로 한 것 뿐이야."



놀리는 J와 J의 사랑 속에 이런 갈등이 존재하는지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물론 이것은 구체적으로는 INTJ와 ENFJ의 만남이니 모두가 같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J에게 있어서 스케줄이 극단적으로는 어떤 의미인가를 알게 해주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P들에겐 이런 일이란 좀처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 이후에도 서로 사랑했다. 그녀는 왠일인지 모르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갑자기 로미가 말없이 자신의 두 손을 잡기만 하면, 순간 어떤 말도 할 수 없으면서 마음 속의 모든 화가 언제 그랬느냐는듯 사라지고 그냥 무너진다며 "참 이상해요. 또 그게 뭐라 말할 수 없이 너무 좋아요. 그냥 이유도 없이 감동이 밀려온다고 해야할까... 이것이 대체 뭘까요?" 라며 놀리에게 물었다. 놀리는 "글쎄... 사랑... 이제보니 서로 깊이 사랑하긴 하는구나! 하하하~" 


J(판단)에 대하여
질서, 계획과 구조화된 생활양식을 선호한다.
마무리 짓고, 조직하고, 끝맺음 하고 그 다음 일로 넘어가는 것을 선호한다.
결정내리면 편안하다.(안정되고 만족스러움)
갑작스러운 계획 변경을 싫어하며 사전통보를 원한다.
최종기한을 설정하고 그에 맞추어 일한다.
노동의 윤리를 갖고 있다.
기다려야 하는 상황을 피한다.
일상적인 일을 스스로 알아서 하는 편이다.
자신의 견해와 결정을 명확하게 표현한다.

P(인식)에 대하여
자발적이고 우연한 생활양식을 선호한다.
호기심이 많고 상황에 맞추어 적응하며, 끝맺음보다 개방적인 상태를 선호한다.
이것저것에 관심을 가지고 벌리는 것이 많다.
결정내리는데 보다 거부감을 느끼며, 더 많은 데이터가 결정의 기초로 축적되길 바란다.
이들에게 최종기한(마감일)이란 프로젝트 완성시기보다 착수를 알리는 신호이다.
시간은 충분하다. 최종 마감 일이라니?
유희의 윤리를 가지고 있다.
충분히 고려하고, 서둘러야 되는 상황은 피한다.


              우물쭈물 하는 것은 판단이 결여된 인식P 때문이고,
                   섣불리 편견에 사로잡히는 건 인식이 결여된 판단J 때문이다.



        이 포스트는 MBTI 개인적 사례연구자료 입니다. 퍼가시면 아니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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