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e & Seek

두 형제의 준비물

sav.. 2008. 7. 19. 04:25


   
들어가기 전에... 이제부터 인물소개는 여기에 쓰지않고 키워드로 제작하여 등장인물의
                          이름을 클릭하면 설명이 나오도록 했습니다.
                         
                          
펄만 (ISTP)- 형
                          에피 (ISTJ)- 동생                                                               sa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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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형제는 각각 자기 가족을 데리고 어머니 산소에서 모이기로 했다. 각기 아들, 딸 그리고 아내를 차에 태우고... 약속대로 산소에서 만나게 된다.

형은.. "자, 빨리 절부터 하자." 그러자 동생이... "형! 음식 가져왔어?" "뭐? 아니. 김밥 싸 왔어." 형은 표정이 어색해지며 딱딱한 말투로 대답한다. 피식 웃으며.."그럴지 몰라서.. 내가 준비해 왔어." 동생은 아내에게 가져온 것을 차리라고 한다.

동생은 산소에 갈 때 꼭 필요한 술과 음식, 그리고 풀과 잔디를 다듬을 낫을 준비해 왔고...
형은 김밥과 앉아서 놀 돗자리... 그리고 다용도 미니 칼집을 들고 왔다.

둘은 서로의 준비물를 보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는다.

에피는 산소를 벌초할 때 절대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을 준비했으나, 이것은 당연히 형이 준비해야 될 목록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심하지만 형이기 때문에 뭐라 한마디 할 수는 없고 그를 그냥 웃어 넘긴다. 하지만 그의 마음 속에는 형이 형노릇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펄만 역시 동생의 준비물을 보고.. 미쳐 생각하지 못한 것을 아주 조금 민망해 하며... '역시 녀석이 준비를 잘했군' 하면서도... 평상시 쓸데없는 책임과 의무 따위에 눌려 즐길 줄 모르는 동생이 여기 와서도 그러는 것을 보고 안쓰러움도 들고 한편으로는 바보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형은 동생이 준비해온 것들을 반드시 자신이 준비했어야 하는 것이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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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는 산소를 바라보며... 쉴 틈도 없이 차근차근 풀을 베기 시작한다. 꼼꼼해서 하루 종일 걸릴 것만 같았다. 이 때, 펄만은 동생이 일을 시작하니까 마지못해 따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눈에 띄는 것부터 아무데나 여기저기 대충대충...
잠시 후 동생에게 "야, 대충대충해. 뭘 그렇게 꼼꼼하게 해." 그러더니 결국 옆길로 샌다.
 "야, 여기 도마뱀이다". 아이들을 불러 모아 이것 좀 보라며... 하하호호~~  동생이 옆에서 열심히 땀흘리고 있다는 것을 아예 잊은 것처럼 보였다.

게다가 동생 눈치를 쓱 보며 "좀 출출한데... 얘들아! 배고프지 않아?" "이제 그만하고 김밥 먹자!"라고 한다. 그 때 동생은 이마에서 쉴새없이 흘러내리는 땀을 닦고 있었다. "아직 반도 못했는데... 난 좀 더하고 형 먼저 먹어." 그 말을 듣자마자 형은 이렇게 말한다. "아무리 열심히 깎아봤자.. 풀은 또 자라는 거야. 그러니까 이 정도만 해도 돼. 그리고 너도 이제 그만하고.. 우리 밥 먹자!" 라고.

그러나 에피는 " 안돼, 이대로 두면 모양새가 좋지 못하잖아, 자식이 없는 묘같이..." 하며 그는 일을 마저 더하고 뒤늦게 앉아서 도시락을 먹는다.
펄만은 이미 다 먹고나서... "야, 이 앞의 나무는 놔둬... 그늘이 있어야 우리도 덜 덥고 또 멋있잖아."
그 말에 에피는 "형, 산소에 해가 잘 들어야 잔디도 잘 자라고, 어른들 말씀에 산소 앞에 큰 나무가 있으면 안된다고 하셨어...잘라내야 해."

그렇게 그 날은 벌초를 무사히 마치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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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기질(개미와 배짱이)인 둘은 누가 됐든, 용도는 다르지만 꼭 준비해야 할 것들을  각자 알아서 가져왔다. 형은 소풍 준비를, 동생은 벌초준비를... 그러니까 그 날의 준비는 완벽했다. 그리고 동생은 형때문에 적당히 일할 수 있었고, 형은 불완전한 준비로 놀기만 했을 그 날을 동생의 준비로 의미있게 보낸 것이다. ...형과 동생의 역할이 일반적으로 보면 바뀐것 같지만, 역할을 떠나서 둘이 합치면 완벽한 것이다.

나중에 동생은 산소 앞에 있던 그 나무를 잘라내었고... 그들은 지난 해에도 그랬고...그 다음 해에도 또 그렇게 할 것이다. 형은 도시락과 돗자리를 그리고 동생은 술과 음식 그리고 낮을 준비해서 여전히 그 곳에서 만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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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것은 없으며, 서로 부족한 것을 상대방이 채워주는 모습이니 누가 해야할 일이라거나 그런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나와 다른 것을 기쁘게 생각하는 것은 어떨까...



 이 글은 개인적인 사례를 바탕으로 MBTI에 대해 해석해 놓은 저의 자료입니다.
 퍼가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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