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ly days 51

이십대의 얼굴

옛날 엠티가던 시절, 별만 총총해서 더 시려운 겨울 밤에 시골 집에 모여 앉아 통기타에 노래도 부르고 오직 낭만으로만 살던 철없던 날들이 떠오른다. 그 시절.. 어떤 날, 손이 꼽아서 감각도 없을만큼 추운 겨울 날이었는데 왠 고집이었는지 후배들 한테 좋은 길 놔두고 계곡으로 가자고해서 신발과 발을 모두 적셔버리게 하고 중간에 들린 월정사의 담벼락에 붙어 (마치 전깃줄에 나란한 참새들 모양으로 쪼그리고 앉아있었던) 그렇게 따스한 햇빛에 몸을 녹이고 있었던 그 날이 그냥 생각난다. 그 때 니들은 추위에 떨게한 원흉인 나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그래도 빙그레 웃었었지. 그 날 저녁 오대산장에서 내가 일찍이 선배에게 배운 김치찌게를 선보였는데 "너무 맛있어요. 선배"하면서 뚝딱 각자 세그릇을 해치우고 뜨거운..

Lovely days 2008.08.28

상상마당극장

대전에서 작은집 조카가 혼자서 서울 나들이를 왔다. 이제 고2가 되었는데 처음 내가 보았을 땐 3살짜리 발음도 정확하지 않았던 아주 작고 귀여운 어린아이 였는데 지금은 제법 청년같은 모습이다. 시간이 갈수록 아빠의 얼굴이 더 많이 묻어난다. 기특하게도 학년이 올라갈 수록 성적이 좋아진다고 했다. 예전의 내 모습을 보는 것처럼 무척 말수가 적었다. 방학이라 모처럼 서울에 온다니 무엇을 보여줄지 고민이 많아졌다. 젊은이들이 많이 가는 거리를 보여주는 것이 어떨지 생각해 보았다. 멀지 않은 시일내에 어쩌면 서울로 유학을 올지도 모르는 조카에게 의미있는 시간이 되어야할텐데... 마침 지난번에 같이 일했던 예쁘고 마음 좋은 J가 생각나서 전화를 했다. 지난번 그녀는 홍대앞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꼭 한..

Lovely days 2008.08.21

참 이쁜 운동화

운동화 끈에 꽃이 피었네! 평화롭고 왠지 행복해 꽃들이 제 살을 엮어서 묶어주네 아냐, 얘들아 묶을 필요 없어 그대로 신고 싶어 나는 걸을 때마다 바람을 일으키고 너희들은 그것에 살랑살랑 춤을 추고 정말 좋지 하지만 너무 신경을 쓰고 걸었더니 피곤해 피곤한 것도 사랑이야? 응. 피곤한 것도 사랑이야 사랑 땜에 피곤한 걸 또 잊게 되잖아 그래. 사랑... 정말 사랑이야 참 이쁜 운동화...sav 그림...eliteart

Lovely days 2008.08.21

리미트 사랑

그립다고 말할수록, 그리움이 사라질지 모른다. 사이를 좁히려 할수록 멀어질지 모른다. 사랑에 꿈을 갖지 말아야 한다. 항상 구름 위를 걷지 않도록... 오르면 내리고 내리면 오르고 복잡한 방정식처럼 난해한 감정을 헤아려 눈물과 웃음을 변수로 써야한다. 만나면 말에 빼기, 침묵에 곱하기.. 사랑은 자신의 숫자로 나눈다. 그리고 시작부터 리미트분에 리미트를... 만나면 말에 곱하기, 침묵에 빼기.. 사랑은 0으로 나눈다. 가능한 한 자신을 리미트로 두는 분모가 된다. 리미트 사랑... sav

Lovely days 2008.08.10

마더메리~

원래 존재는 저 좀 더 잘 살겠다고 다른 사람을 좀 괴롭히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인것 같아. 아무 것도 모를 것 같은 아기도 그래. 가능하면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얻고자 엄마와 기싸움을 하는거지. ㅎㅎ 그럴 때마다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는 엄마들을 만나보게 돼. 거의 매번 다른 상황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는 아기와 엄마와의 관계도 보게되고... 그래서 참 어려운 일인 것같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잘 사는 것이. "엥~~" 하면 즉각 즉각 모든 것을 바로 알아서 해주면 아이는 조금의 불편함도 점점 견디기 어려워질수 밖에. 그럼 이런 현상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생각해보면 첫째, 타고난 아이의 까칠한 성격이라고 볼 수있고 둘째, 그 때마다 아이의 요구를 너무나 빨리 들어준 엄마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고 셋..

Lovely days 2008.08.09

꿈꾸는 일상

창문 밖으로 비온 뒤 처마에 고인 물이 고른 숨을 쉬고 있다. 작은 나뭇잎이 흔들리고 있다. 단비를 맞은 그 잎은 푸르디 푸르고 장맛비 때문에 어지러이 널려있는 빨래는 때를 놓친 숨을 쉬고 있다. 아무렇게 놓여있는 생각들 문밖에서 들리는 알지못할 소리들 어쩌면 나는 꿈을 꾸고 있는지 모른다. 이 모든 것에서 벗어나 내 안에 숨고 싶다. 꿈꾸는 일상... 싸비

Lovely days 2008.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