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버스

님은 먼곳에

sav.. 2008. 10. 18. 22:46



님은 먼곳에 

나에게는 이 영화의 엔딩부분인 마지막에 남편을 만나 따귀를 올려붙이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사실 예상도 못했었기에 더욱 그랬나보다.  그런 순이가 너무한다기보다는  오히려 공감되어 마음마저 아팠다. 아내로서의 자신에 대한 조금의 배려도 없을 뿐만 아니라 아무런 관심도 주지 않는, 그런 남편을 만나러 전혀 알 수도 없는 바다 건너 전쟁터까지 그녀는 목숨을 불사한채  어떻게든 곡절 끝에 찾아간다. 게다가 그녀는 월남에서 오직 그를 살리기 위해 어떤 어려움도 두려움없이 헤쳐나가게 되고...

아무리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지만 혼인 후 시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아내에게 죽을 지도 모를 전쟁터 월남에 간다는 한마디 말도 없이 갔으니... 물론 자신을 사랑하지않는 그에게 어떤 말도 할 수 없었겠지만 한편의 마음으론 솔직히 그가 얼마나 그립고 미웠을까...

두 사람이 서로 처음부터 사랑해서 만났으면 좋았겠지만 영화속 순이는, 사랑하는 여자가 이미 있는 남자와 아무것도 모른채 혼인을 하게 된 것 같다.  하지만 그녀는 이후 모든 것을 다 알게 되었을 때도 아무 말없이 남편을 사랑했고, 또 그가 자신을 사랑해줄 때까지 마음을 비우고 기다렸던 것 같다. 그 와중에 군에 있는 남편은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로부터 일방적으로 결별이 담긴 편지를 받게 되고, 상사는 많은 장병앞에서 조롱을 담아 그 편지를 읽는다. 남편은 이에 흥분하여 폭력을 휘두르게 되면서, 영창 대신 월남의 전쟁터로 그렇게 가게 된다.

누군들 자신을 그토록 사랑해주는 순이같은 여자에 어떻게 감동받지 않을 수 있을까... 사랑은 동시에 눈이 맞는 경우도 있지만, 한 사람의 지극한 사랑을 통해 상대방이 새로이 사랑을 깨닫는, 사랑도 있다는 것에 동의 한다. 내가 사랑하는 것과 나를 사랑해주는 것, 두 가지 다 긴 시간을 두고 쌓아지는 관계가 사랑이기도 하니까. 수애의 연기와 그녀의 순수한 이미지가 돋보이는 까닭에 영화가 더 좋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에 대한 아쉬움도 남아있다. 그녀가 노래를 더 잘했더라면.. 순이만이 아닌 써니로써도 더 완벽해 질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도 해본다. 안다,, 그녀도 어쩔 수 없는 일 이라는 걸. 아마도 자신이 누구보다도 더 아쉬움을 느꼈으리라.


                                                                        수애의 팬으로 더 재미있게 본 영화... sa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