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버스

누들(Noodle, 2007)

sav.. 2009. 2. 5. 00:55
012

미리는 두번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난 후로 더 이상 어떤 감정도 남아있지 않은 사람처럼 무의미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중국인 소년 누들(애칭)을 만나게 되면서 그녀의 식었던 가슴에 따뜻한 온기가 되살아나기 시작한다.

그녀는, 히브리어라고는 "나는 중국인 어린이입니다."만 반복해대는 언어소통도 되지 않는 소년과 오로지 느낌으로 소통하고 교감하며 서로의 상처를 감싸주게 되고 또 오랫동안 잊어왔던 사랑의 감정을 어린 누들을 통해 다시 느끼게 된다. 그래서 그녀는 누들을 도와 엄마에게 꼭 데려다주겠다는 결심을 하는데, 한편으로는 갈등을 하기도 한다. 누들을 보내고 싶지 않을만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긴 것이다.

그녀를 둘러싼 인물들은 평소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지 못했기에 늘 일상에서 방황하는 상태였다. 솔직하지 못해서 겪는, 결혼 생활에서 차라리 드러내 놓으면 문제의 해결이 빠르고 쉽게 될텐데 그렇지 않아서 오랜시간을 돌아서 가게 되고... 하지만 그녀의 언니와 형부는 끝내 자신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이 누들의 출현과 사라짐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개된다.

주변인물들의 일상을 평범하게 보여주면서 각자 감춰진 개인적 진실과 알수록 복잡하게 얽혀진 심리적이 것들을 잘 이끌어냈다는 생각을 한다. 무표정하고 건조한 느낌을 잘 표현하고 있는 여배우와 귀엽고 사랑스러운 누들을 소화한 소년의 연기도 매력적이다. 해결방법이 재미있고 과정 또한 유쾌하며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이스라엘 영화로 그 나라의 아픔과 현실적 문제들이 그들의 일상까지 얼룩처럼 묻어있다. 또한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도 언제나 복잡한 절차를 밟아서 조직으로부터 인정받아야 하는, 우리 사는 현실이 참 많이 공감되기도 했다. 좋은 영화이고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누들... sa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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