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er 45

생각

너처럼 살아진다는 말이 있다. 네 모습이 어떤 모습이냐에 따라, 또한 좋고 나쁘건 간에 끊임없이 너는 나를 키우고, 나도 너를 키운다. 너는 잠들지 않는 나 그리고 낡음과 새로움의 기로에 서서 언제나 망설이는 소년 네가 망설임을 멈추고 행로를 따라 움직일 때 비로소 너는 잠들고 나는 다시 살아내기 시작한다. 네가 고통을 기꺼이 치뤄낼 때마다 소년은 자라서 청년이 되고 만가지 낡음은 한가지 지혜를 달아 비상하고 새로움은 다시 사라져... 거듭나고 어제보단 밝기를, 아침바다에서 날마다 수평 위로 떠오르는 해처럼. 어디에 있건 마음 밖으로 나가지 못하면 너는 곰팡이 가득 핀 창고일뿐. 날마다 화려한 외출을 하는 너를 나는 기대하고 상상한다. 너는 미래를 사는 나의 예언자, 창고를 박차고 새처럼 높이 비상하라...

Dreamer 2008.08.11

Sea...again

하늘에선 별로 바다에선 물고기로 살아 하늘과 바다 그 곳은 꿈과 이상이 노니는 또하나의 세상 오늘, 나의 하루는 하늘과 바다로 추방당하고 그곳에서 나는 내내 자유롭고 그대로 나로 살아 하늘의 별과 바닷 속 물고기는 애초부터 나였고 나이다. 땅위에 발을 딛고 서있는 나는 내가 아니다. 물고기의 형상으로, 별의 형상으로 내가 나로 돌아오고 다시 나로 돌아가는 꿈 하늘에선 별로 바다에선 물고기로... sea again... sav

Dreamer 2008.08.07

나의 어머니

어머니 엄마에게서 갑자기 전화가 왔다. 73세의 어머니. 당뇨와 합병증이 있었지만 워낙 씩씩하고 작은 일에 예민하지 않고 대범한 분이라 난 아무 신경도 쓰지 않았었다. "너, 내 생일인거 잊었지? 작은 며느리한테 챙피하더라." 한번도 당신 생일을 챙기라는 말이 없었던 분이었는데.. 엄마는 평소와는 달리 좀 화가 난 것 같았다. 나는 "아, 엄마.. 미안해. 그렇지않아도 이번에 갈거야. 다음주에 꼭 갈께" 지난번에 가려다 일이 생겨 가지 못했었다. 물론 생일인지도 깜빡했었고. 그 후, 사오일 가량 지난 새벽... 6시쯤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싸비가 먼저 일어나 전화를 받았고... 무슨 일이 있는게 틀림없어 보였다. 싸비는 어머니를 좋아했다. 그녀의 눈은 이미 뜨겁게 붉어져 있었고... 내게... "어머..

Dreamer 2008.07.16

한 순간에 반하기

그러니까 오래전 22살 즈음 이맘 때 였을까... 그녀의 친구와 막 사귀기 시작할 때, 우연히 그녀의 학교에 가게 되었다. 공예관 입구 계단을 막 오르고 있을 때 그녀의 친구는 마주친 한 친구와 인사를 나누게 했다. 그녀는 나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고 지나쳐 갔다. 이것이 그녀가 기억하고 있는 나와의 첫 만남이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이 짧은 순간에 그녀는 날 알아?보았다고 한다. 지금까지 본 사람중 누구보다도 멋진 사람이었다고 한 마디로 그녀는 첫눈에 내게 반했었다고 한다. 내가 처음 보았다고 느낀 때는 달랐다. 같은 날이긴 하지만 그 날 그 작업실에는 한 열댓명이 작업하던 중이었고 난 우연히 뒤쪽에서 수줍게 소리없이 웃고 있는 그녀를 보게 되었다. 부드러운 미소에 우아하고 순수해 보이는 그녀. 아름..

Dreamer 2008.07.05

구원(salvation)

그 해 어느 날 느닷없는 먹구름이 다가왔다. 죽음에 대한 태도 벌써 몇년 전 일이다. 장미빛 인생 마지막회를 보다가, 조용히 숨을 참으며 호흡을 가다듬었지만 이내 내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흐르고 있었다. "연기자들이 연기를 참 잘해서 말야.."하며 싸비를 향해 얼굴을 돌렸을 때,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눈이 빨갛게... 예전 같으면 병으로 죽는 드라마를 보고는 울지 않았던 나였다. 나는 인간의 生死를 지극히 당연한 삶의 일상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내가 어렸을때 살았던 산 속의 조그만 마을에서, 어느 해를 중심으로 한 3년간 사람들이 두 달에 한 번 꼴로 죽어나갔었다. 특정한 기간동안이었고 참 이상한 일이었다. 자연사도 있고 지병도 있고 자살도 있었고... 대개가 남자들이었고 한다리 걸치면 아는, 아무개의 ..

Dreamer 2008.06.28

존재

"존재한다" 모든 암컷 모든 수컷 모든 성인(聖人) 모든 범부(凡夫) 모든 신(神) 모든 인간 모든 유정(有情-중생)들 모든 숨쉬는 것들 모든 생명체 모든 개별적인 존재들 ‘나’라고 말하는 모든 것들 The Chant of Metta 中 또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집안이 불교인데도 불구하고 어릴 때 친구들을 무척 좋아했던 나는 친구따라 강남 갔더랬다... 교회에. 그런데 난 항상 의문만 가득하고 대체 신을 믿을 수가 없었다. 이 때가 중학교 1학년쯤 이었을까... 그러던 어느 날, 난 "하나님이 정말 있나요?" 하고 대뜸 물었다. 전도사는 "그러면 너는 어디서 나왔겠니? 신이 아니라면 너라는 존재가 어떻게 만들어 졌겠니? 너는 부모님에게서 네 부모는 조부모에게서 또 조부모는..." "결국 맨처음 존재는..

Dreamer 2005.07.06

나의 수호천사... 산그늘

어려운시기를 보내고 나는 복학을 하기로 했다. 학교에 돌아왔을때 제일 먼저 나에게 건낸 말. "선배... 기다렸어요. 00학번 선배들이 선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곧 괜찮은 선배가 돌아온다고..." 이렇게 생겼구나... 하는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그녀는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와의 인연이 처음으로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서울 여자의 하얗고 세련된 귀티나는 얼굴이었고 사람들은 그녀를 귀여워 하면서도 그녀에 대해서는 아무도 잘 모르는 듯했고... 그녀는 곧 나에게 친근하게 다가왔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어느새 우리는 서로의 온갖 비밀을 다 알게 되었고 또 편안히 나누었다. 그녀는 나에게 조용하고 아름답게 말하며 꼭 끝에는 "선배, 이건 꼭 비밀이야!" 했고 나는 "알았어. 자물쇠로 꼭 잠궈둘게." 했다..

Dreamer 2005.07.04